시민 절반 지속적 스트레스..과도한 업무·학업 원인
비만율 여전히 고공행진..사회경제적 비용 7조원 육박
시민 비만관리 등 모니터링+운동하는 서울 조성 중요
[뉴스핌=김세혁 기자] 1000만 서울시민의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과도한 업무와 학업으로 밀려든 스트레스는 폭발직전이고 운동량은 점차 줄면서 비만율이 여전히 아시아 톱을 달리고 있다. 휴가의 양과 질 모두 낮은 것으로 드러나 시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각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민, 건강고민 많다..스트레스가 1위
23일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5~6명에 해당하는 54.2%가 최근 2주간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25.6%는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특히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10대의 스트레스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과도한 업무와 학습량이 25.4%로 1위였다. 10대의 스트레스 지수가 1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어 대인관계(18%), 건강상태(14.9%)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전 연령대에서 스트레스 1위는 과도한 학습량 혹은 업무였다. 10대가 29.2%, 20대가 29.8%였고 30대는 25%, 40대는 24.1%, 50대는 24.9%였다. 60대 이상도 22.6%나 됐다. 이를 통해 서울시민은 은퇴 무렵에 이르러서도 과도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점 살찌는 서울..절반이 운동 안 한다
가상비만 체험하는 초등학생 <사진=뉴시스> |
스트레스는 비만의 주범인 음주와 흡연, 짜고 맵고 기름진 자극적인 음식 섭취로 이어진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비만율은 뉴욕 등 서구의 대도시보다 낮지만 2008년 20.7%에서 2014년 23.6%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여전히 높아지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최고치다.
서울의 비만은 2014년 기준으로 남자가 31.7%, 여성이 16.2%로 격차가 2배 가량이나 된다. TV나 인터넷을 오래하고 술과 담배를 상대적으로 많이 즐기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은 흡연이나 음주와 더불어 심각한 건강 위해요인이다.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하며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까지 동반한다. 2013년 기준 6조7695억원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이는 8년 전인 2005년에 비해 2.2배나 뛴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민 중에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전체 응답자 중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시민은 21.5%에 머물렀다. 1~2회 운동하는 시민 역시 22.9%였다.
불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아예 안하는 시민은 각각 30.1%, 25.5%로 운동하는 시민보다 많았다.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간부족이 49.6%로 가장 많았고 37.8%는 개인 기호 문제를 들어 운동을 하지 않았다. 연령이나 교육수준,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운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운동하는 서울 만들고 휴가 등 보장해야
전문가들은 꼭 헬스장을 가야만 운동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조언한다. 특히 서울은 25개 지자치구별로 다양한 무료 운동시설이 조성된 만큼 적극 이용할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 차원에서 시민건강을 정책목표로 정하고 시민 식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보행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 건강을 위해하는 시설의 허가를 제한하거나 시 또는 자치구 체육시설 운영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서울시 각 부문 역할을 조율하고 지원해 시민건강을 증진하는 거버넌스 구축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시민이 휴가와 여가를 만끽하도록 보장하는 정책 역시 중요하다. 서울시민 10명 중 6~7명은 휴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평균 휴가기간은 고작 4.83일로 5일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휴가를 경험한 비율이 29.4%로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76.2%)에 크게 못 미쳤다.
휴가의 질도 문제다. 2016년을 기준으로 서울시민의 78%는 주말이나 휴일 여가활동으로 TV시청 및 비디오 시청한다고 답했다. 휴식이 43.5%, 인터넷게임이 28.3%로 높았고 운동은 21.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 전문가는 "시민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 차원의 정책도 필요하다"며 "비만관리 등 개인의 행태개선은 물론 운동시설 조성 등 도시환경 개선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