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주차 기본제공 없이 5분당 200원 부과
5시간 주차하면 1만2000원..책 한권 가격
은평도서관은 2시간 무료..관악·성북도 1시간 공짜
도서관측, "공영주차장 운영·조례 따랐을 뿐"
[뉴스핌=김준희 기자] "새로 생긴 마포중앙도서관 어떤가요?”
“다 좋은데 주차비가 너무 비싸요.”, “저도 그래서 그냥 혼자가요. 아이랑 가면 걸어가기 애매해서..”
지난해 11월 개관한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 이용객들이 비싼 주차비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도서관에서 책 보느니 주차비로 책 사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른 공공도서관들과 달리 도서 대출·반납을 위한 기본 무료주차 시간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마포중앙도서관 전경. <사진=김준희 기자> |
20일 현재 마포중앙도서관의 주차 요금은 5분 당 200원으로 1시간 이용 시 주차비만 2400원이다. 도서관에 5시간 머물며 지출하는 비용은 1만2000원 정도로, 웬만한 책 한 권을 살 수 있는 값이다.
다른 서울시 자치구 운영 도서관들이 기본 1~2시간 무료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평구립도서관은 2시간, 관악도서관·성북정보도서관·강남구립도곡정보도서관 등은 도서 대출·반납 시간을 고려해 1시간 무료 주차를 제공한다.
마포구청이 운영하는 마포중앙도서관은 청소년교육센터·북카페·갤러리와 키즈카페까지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마포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합계 면적은 축구장(7140㎡) 3배 크기인 2만229㎡로 서울시내 구립도서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도서관 추진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마포중앙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주차비 문제로 잡음이 일며 도서관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포구 주민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오늘 가보려고 했는데 주차요금을 보니 가기가 싫어진다. 책 보고 밥이라도 먹으면 몇 시간도 훌쩍 지나갈 텐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다”고 지적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주차비용 문제를 제기한 한 이용객은 “아이들이 10권 이상의 책을 빌려와 책을 반납하고 골라오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은 걸린다”며 “도서 대출·반납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해 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마포중앙도서관 주차장은 모든 시설 이용객들에게 엄격하게 ‘유료’ 기준을 적용한다. 유료인 1층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겐 키즈카페를 통해 50%의 감면 혜택을 주고, 도서관 문화 강좌를 이용할 경우에도 강좌시간에 준비·정리 시간 30분을 더해 주차 시간을 제공한다.
이는 마포중앙도서관 주차장이 ‘유료 공영주차장’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운영 주체가 함께 관리하는 부설주차장과 달리, 공영주차장은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마포구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라 운영한다. 이 조례에 따르면 마포중앙도서관이 속하는 지역은 주차 시간당 200원, 월 정기 10만원의 요금을 받게 돼있다.
마포중앙도서관은 조례에 ‘무료’ 개념이 없어 무료 기본주차 시간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네이버 카페 등에 20분 무료 주차 팁이라고 올라온 것도 “잘못된 정보”라며 “20분은 회차 개념으로 주어지는 거라 30분 주차 시 30분 요금이 그대로 청구된다”고 정정했다.
이어 “조례가 있는데 단순히 여기에만 특별 적용할 수 없는 문제라 조심스럽다”며 “내부적으로 (이용객 불만 등) 문제를 인지하고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는 부서와 계속 해결하려고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일 오전 방문한 마포중앙도서관 1층 공영주차장 입구. <사진=김준희 기자> |
당초 마포중앙도서관이 부설주차장이 아닌 공영주차장을 택한 이유는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택가로 둘러싸인 도서관 주변은 주차 이용객이 많은 편이다. 도서관 측은 “기본적으로 설치된 부설주차장이 있지만 면수가 부족하다. 더 많은 주차면수를 확보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이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마포중앙도서관을 찾는다는 박대윤(45·상암동)씨는 “주차비를 아예 안 받을 순 없고 (1시간 무료 주차를 제공하는) 다른 공공기관 수준에 맞춰 운영하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