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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조롱한 것"..하일지에 분노 폭발한 동덕여대

기사입력 : 2018년03월16일 19:34

최종수정 : 2018년03월16일 19:44

캠퍼스 곳곳에 규탄 대자보..문창과는 수업 보이콧
"미투 비하하고 조롱" "양심있으면 사퇴해야"
학교측 진상조사.."결과에 따라 징계할 것"
하 "학자로서의 소신..사과 안한다" 고수




[뉴스핌=박진범 기자]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는 유명 소설가인 하일지(본명 임종주·63)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넘쳐났다. 오전 인문대 건물에만 붙어있던 대자보가 정오께는 대학 정문에, 오후에는 캠퍼스 대부분의 건물 벽에 붙었다.

대자보에는 '하일지 교수의 수업을 전면 거부한다', '하일지 교수 파면 요구', '당신의 발언으로 나는 꿈을 잃었다' 등의 문구가 가득했다. '당신의 제자들은 쓰레기 같은 말을 들으며 고통스러워야만 했다' 등 날선 비난도 눈에 띄었다.

이틀전인 지난 14일 동덕여대 문창과 1학년 전공필수 과목인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하 교수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 교수가 해당 수업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자료로 활용하며 수업하던 중 “‘동백꽃’은 처녀(점순이)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라며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한 학생은 하 교수의 발언에 화가 나 강의 후반부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알려졌다.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에 하일지 교수를 비난하는 벽보가 붙어있다. /박진범 기자 beom@

학교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여러 언론사에서 온 사진 기자들이 분주히 셔터를 누르자 한 학교 직원은 "뭘 그리 찍느냐"고 볼멘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다음 수업을 위해 바삐 가던 학생들은 벽보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한숨 지었다. 곳곳에서 "망신이다"라는 말도 들렸다.

신입생인 유근영(20)씨는 “처음 얘기를 듣고 교수가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생각했다”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벽보를 보던 다른 학생은 “정말 창피한 일”이라며 “이 사건 때문에 친구들한테 카톡(카카오톡 메시지) 오고 난리다”고 토로했다.

문창과 학생들은 크게 분노했다. 특히 하 교수가 해당 수업에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33)씨를 '이혼녀'라고 언급하며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고 말한 것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인문대 건물 외벽부터 내부 엘레베이터까지 곳곳에 붙여진 벽보에는 '명백한 언어적 2차 가해',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고 조롱한 것',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사과하라'는 비판이 가득했다.

당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불과 스무살 남짓한 신입생들이었다. 문창과 학생회장 손윤정씨는 “당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많이 놀란 상태다.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하 교수가 과거에도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3학년인 손씨는 “나도 2년 전인 1학년 때 수업에서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 있다. 터질 것이 터졌다”며 “하일지 교수는 문단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영향력이 크다. 등단하고 싶어 하는 지망생은 제때 제대로 항의를 못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하일지 교수실 문이 굳게 잠겨있다. /박진범 기자 beom@

이날 하 교수의 교수실 문은 굳게 걸어 잠겨있었다. 인문대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 탓에 아예 전화선을 뽑아 놓고 근무하고 있었다.

하 교수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노 교수가 길거리에 끌려 나가게 생겼다”며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거의 대부분 언론이 나를 인민재판하듯이 기사를 내고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미친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도 미투에 한 가련한 단죄자가 돼있는 느낌이 든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는 “소설가는 인생을 다양하게 이해하고 진실에 접근하려는 눈을 가져야한다. 그런 관점에서 예를 든 것” “2차 피해를 주자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럴 권리가 있다” “난 소설가를 키우는 교수다. 강의실에서는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통념적인 생각에 빠지는 것을 엄하게 경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피해 학생들에게는 “사과할 수 없다”며 “(학생들은) 내가 굽어 들어오기를 바라겠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내 자존심뿐만 아니라 학자로서의 소신이다”고 선을 그었다. 

문창과 학생회는 이같은 해명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하 교수의 수업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학교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새 학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일이 터져 난감하다”며 “진상 조사와 함께 때에 따라 대질 심문도 진행할 계획이다. 결과에 따라 징계나 후속조처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 교수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프랑스 리모쥬(Limoges) 대학원 졸업한 후 1990년 ‘경마장 가는 길’로 등단했다.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곳곳에 하일지 교수 비난 벽보가 붙어있다. /박진범 기자 beom@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서 학교 관계자가 하일지 교수 비난 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박진범 기자 beom@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곳곳에 하일지 교수 비난 벽보가 붙어있다. /박진범 기자 beom@

[뉴스핌 Newspim] 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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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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