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지현 기자] 슬로바키아 총리 로버트 피코가 15일(현지시간) 총리직을 사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피코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지만 정치 활동은 이어갈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피코 총리는 지난달 슬로바키아의 탐사보도 전문 취재기자가 살해된 사건 이후로 촉발된 정치 위기 상황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슬로바키아 총리직을 사임하는 로버트 피코가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2018.03.15 <사진=뉴시스/AP> |
잔 쿠치악과 그의 약혼녀 마티나 쿠스니로바 죽음이 슬로바키아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과 정치인들의 유착 관계를 취재한 쿠치악의 탐사 보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피코의 연립정부는 심각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 9일 슬로바키아의 12만명의 민중들은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는 1989년 발생한 슬로바키아의 민주 혁명인 벨벳 혁명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대규모 항의 시위로 슬로바키아는 정치적 혼란에 빠졌고 시위가 발생 5일 후 피코 총리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피코 총리는 총리직 사임 이후에도 정치 활동을 그만 둘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방향-사회민주주의당의 의장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그는 2006년 이후 2010~2012년을 제외하고 10년간 장기 집권 중이었다.
피코 총리는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나는 정당 지도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라며 "이제 나의 역할은 피터 펠레그리니를 지원하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유로 회의론자들에 대항해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15일 '방향-사회민주주의당' 소속 피터 펠레그리니 투자분야 부총리에게 새 정부를 맡겼다. 펠그리니 차기 총리는 피코의 정책 방향인 친 유럽연합(EU)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