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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경보 실수, 'KAL 007' 연상…북-미 오판 위험 드러내"

기사입력 : 2018년01월16일 07:30

최종수정 : 2018년01월16일 07:30

"KAL 007 사고, 미국과 소련간 오해·불신 심화"
"북·미 오판 위험, 미·소 냉전 때보다 높아"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15일 오후 1시4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 13일 미국 하와이 주(州)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 오(誤)경보 사태는 북한과 미국 간 의도치 않은 핵전쟁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오경보 해프닝은 작은 사고와 핵전쟁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암시한다면서 지난 1983년 소련의 '대한항공(KAL) 007편 격추' 사고를 상기했다.

007편 격추 사고는 미국 앵커리지에서 서울로 향하던 KAL기가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 상공을 비행하다 소련 공군에 의해 피격된 사고를 가리킨다.

당시 KAL기를 미국 첩보기로 오인했던 소련 공군은 KAL기와 접촉을 시도하고 경고 사격을 가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여객기를 격추시켰다. 때문에 탑승객 269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사진=북한 노동신문>

◆ 'KAL 007편 사고', 미·소 오판 위험 보여줘

사고 직후 격추는 실수에 의한 것으로 일단 판명 났으나 상호 불신과 핵 억지력의 논리로 미국과 소련은 원치 않는 갈등으로 치닫게 됐다고 NYT는 설명했다. 정보의 불완전성과 호전적인 방위 태세 등이 양측을 핵전쟁의 가능성으로 몰고 갔다.

당시 미국과 소련 간 관계는 현재 미국과 북한의 상황과 비슷했다. 1981년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당시 소련을 종식해야 할 '악의 제국'이라고 선언했다. 레이건의 발언은 소련의 공격력을 억제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소련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위협을 전쟁의 '전조'로 해석했다.

미국과 소련은 격추 사고 이후 사건에 대해 상반된 분석을 내놓으며 오해와 불신의 강도를 높였다. 소련은 격추 비행기는 여객기가 아닌 첩보기라는 결론을 내렸고, 공격은 정당방위이라는 주장을 폈다.

반대로 미국은 소련이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했으며 레이건 전 대통령은 소련의 고의적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며 소련에 '부패한 사회'라고 하는 등 비난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은 격추 사고가 실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했다. 이는 대통령의 일일 브리핑에 포함됐지만,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를 놓친 것 같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소련이 이런 가능성을 고려했을 리가 없었다. 소련 지도부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일부는 미국이 '대규모 선제공격'을 은폐하기 위해 소련이 여객기를 격추하도록 유도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오해와 기만이 이어지면서 양측 강경파 사이에선 상대방이 전쟁을 위해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깊어져 갔다. 그 결과 이후에도 양측의 오판와 도발로 인해 미국과 소련은 반복해서 전쟁 직전의 국면까지 치닫곤 했다.

당시 오판에 더해 양측을 위기까지 몰고 갔던 것은 핵 억지력 논리였다. 핵 억지력 논리는 전쟁 임박 시 선제 공격을 요구한다. 핵미사일은 발사 후 짧은 시간 내 상대방의 영토를 초토화할 수 있는 만큼 첫 공격에 나서지 않으면 자국을 방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핵 억지력 논리는 비록 개수는 적더라도 수 십여 개의 탄두를 가진 북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미 군축협회의 킹스턴 레이프 분석가는 "하와이의 오경보는 우리가 핵 억지력과 신속한 핵 발사 태세에 의존함으로써 계속해서 안고 있는 커다란 위험을 상기한다"며 "북한을 억제하는 것이 예방 전쟁보다 선호되지만,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실패할 수 있다"다고 경고했다.

◆ 북·미 오판 위험, 미·소 냉전 당시보다 높아

이번 하와이의 미사일 오경보 사태는 지난 레이건 행정부 때와 같은 오해가 오늘날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와이의 미사일 위협 경보 이후 백악관은 최초로 내놓은 성명에서 하와이주 관계자들이 운영상의 실수라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의 경보를 '연습'이라고 했다.

하와이의 경보 시스템이 실수임을 알리는 두 번째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38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미 정부가 하와이의 경보를 오해했다면, 북한에서 혼란은 더 컸을 수 있다.

경보가 북·미 간 긴장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 나왔더라면 북한이 하와이의 경보를 지난 1983년 당시 소련의 주장처럼 미국이 '공격'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고위 관료들은 최근 몇 주간 대북 공격 가능성을 거론해온 상황이었다.

당시 소련은 전 세계적으로 감시 시스템과 첩보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었던 반면, 지금의 북한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의 오판으로 인한 핵 공격의 가능성은 당시 미·소 냉전 체제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KAL기 사고는 (당시) 세계가 얼마나 핵위기에 근접했고, 우리에게 핵 군비통제 얼마나 필요했는지 보여줬다"고 기술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정치적 결정 때문이 아니라 단지 기술적 실패 때문에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와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핵무기를 없애는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양측은 양국의 핵 감축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도발과 핵 공격 위협을 내놓으며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빌 클린턴 전 행정부 당시 국방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트위터에서 하와이의 오경보에 대해 "우발적인 핵 위험은 가상적인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사고가 발생했고, 인간은 또다시 실수를 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소련이 무너지면서 당시 전투기 조종사들은 KAL기 격추 사고가 실수나 오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민간 여객기 임을 알고도 상부의 명령을 받아 공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 학자들은 지금까지 KAL 007편은 첩보기였다고 주장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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