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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전시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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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현경 기자] 영화가 극장이 아닌, 전시장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전시장으로 들어온 영화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작가의 세계관을 담고, 역사를 전하고,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며 관람객과 공감하고 있다. 관람객에게 한 발 성큼 다가온 영화 전시를 소개한다.

◆임흥순,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순간을 전시장으로

영화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스틸컷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임흥순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이 영향이 노동자였던 부모님 아래서 자라면서 노동 현장의 현실, 빈민층의 삶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그 자신에게도 부모님의 겪은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술을 매개체로 삼았다.

그중에서도 미술관, 현장, 일상 공간, 세 곳을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영화 작업에 신경을 쏟았다. 그의 철학과 만난 전쟁을 겪은 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임흥순 전’은 마치 영화의 기획과 만든 과정, 결과물을 모두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전시와 차별점이 있다.

임흥순 작가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MMCA 현대차 시리즈 임흥순 전: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이하 ‘임흥순 전’)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각기 다른 전쟁을 겪은 네 할머니들의 사연과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고, 중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뒷바라지 일을 도맡았던 정정화(1900~1991) 할머니, 제주 4,3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한라산으로 피신했다가 목포, 서울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간 김동일 할머니, 한국전쟁이 발발해 빨치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광주에 정착한 고계연(1932~) 할머니, 유년기에는 한국전쟁을 겪었고, 20대에는 베트남 전쟁, 이란에 정착하면서 이라크 전쟁을 겪은 이정숙(1944~)할머니의 사연이 녹아있다.

'임흥순 전' 5전시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을 들어서기 전 5전시실 외벽에는 시나리오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는 영화의 기초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할머니들의 개인사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공적역사, 자연 환경의 징후를 연표로 구성해 한국사회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에서 세 할머니의 사연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3채널로 상영이 되는 이 작품에서 세 할머니(정정화, 김동일, 고계연)의 삶을 다양한 인터뷰와 연기자들의 연기로 재탄생했다. 정정화 할머니의 손녀와 남북한 출신 여성들이 할머니들의 삶을 재연 해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영화 ‘환생’에는 베트남 전쟁 때 무희로 건너가 현재 이란 테헤란에서 살고 있는 이정숙 할머니의 이야기로 베트남 전쟁과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슬픔을 애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흥순 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들의 유품을 전시한 공간이다. 할머니들의 옷이 놓인 곳은 마치 영화 현장의 의상실을 떠올리게 한다. 고계연 할머니의 낚시소품, 이정숙 할머니의 자수, 정정화 할머니의 돋보기와 책, 김동일 할머니의 뜨개 소품이 놓인 5-3 전시실은 소품실을 연상시킨다.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소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전시 <사진=이현경 기자>

30년 동안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가 한국에 상륙했다. 1985년 설립된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대표작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모노노케 히메’ ‘벼랑 위의 포뇨’ 등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 세계를 흥미롭게 그려내 오랫동안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부터 서울 세종미술관에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와 대표 캐릭터,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그야말로 30년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를 응축해놓은 전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오키 다카유키 프로듀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일본에서 흥행적인 성공을 해왔지만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왔는지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다룬적이 없었다”면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화 속에서만 보던 오브제들은 전시장에 들어와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황홀함을 선사한다. 토토로, 하늘을 나는 기계들, 천공의 성 라퓨타가 펼쳐진다. 큰 소리를 내며 비행하는 오브제들을 보며 추억을 하나씩 꺼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오키 다카유키는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를 홍보하는 루엔스씨엔에이 박재경 이사는 ‘영화가 전시로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집중하길 바랐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일어나길 희망했다. 박재경 이사는 “스튜디오 지브리는 영화에서 전시, 이벤트, 페스티벌 등 다른 미디어로 이동하는 걸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의 문화계에서 많이 배웠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

요나스 메카스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 앤디 워홀의 영향을 준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관람객과 만나고 있는 ‘요나스 메카스:찰나, 힐긋, 돌아보다’이다. 전시 제목에서 ‘찰나’와 ‘힐긋’ 그리고 ‘돌아보다’에서 살펴보듯 ‘시간’과 ‘보다’의 의미를 집중해 전시를 보면 좋다.

요나스 메카스는 필름다이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그만의 특별한 영화 작업 방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게 영화의 촬영방식은 1초에 24프레임으로 만들어지지만, 요나스 메카스는 1초에 3, 4개 프레임으로 촬영해 마치 이미지가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그가 생각하길 이미지는 실재이며 그 자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에 이미지는 공부하고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생각은 변치 않았고, 디지털 시대가 오자 그는 디지털 매체를 연구해 비디오 다이어리 작업을 하며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65 프로젝트’에서 요나스 메카스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매일 한편의 비디오 다이어리를 재구성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순간에 모든 기억들이 돌아오다’에는 꽃, 일몰, 길 잃은 개와 같은 평범한 이미지와 작가 그리고 친구인 바바라 루빈을 비롯하여 고조 요시마스, 살바도르 달리 등의 초상 이미지가 담겨있다. 관람객은 32개의 유리 패널 속 768개의 프레임을 통해 영화감독 요나스 메카스의 인생과 60년에 걸친 긴 작품 여정을 확인할 수 있다.

요나스 메카스의 폭력에 대한 반응도 작품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그는 2차세계대전을 겪었고 1944년 나치에 의해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됐으나 탈출해 1949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서는 이주민이었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도 많았다.

요나스 메카스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의 굴곡진 삶이 그의 작품 속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관람객과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영창’이다. 이 작품은 그가 1964년 16mm카메라로 촬영한 두 번째 장편영화로 그해 베니스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1957년 일본의 후지캠프에 있는 미해군 영창 생활의 폭력적인 부분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제노동수용소에 감금되었던 메카스 형제의 삶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나치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적국이었던 미국 안에서도 자행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

그러면서도 요나스 메카스는 예술과 관련한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1955년에 ‘필름 컬처 매거진’ 창간, 1962년 필름메이커 협동조합 결성하고 1964년 ‘힐름메이커스 시네마테크’를 ‘뉴 아메리칸 시네마 그룹’ 운동의 촉매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영화에 대한 그의 애착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는 현실에 대한 반응이며 현실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여겼다. 그는 예술 활동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그 인생도 행복하다고 믿었다. 이는 관람객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전시는 구성되어 있다.

‘요나스 메카스:찰나, 힐긋, 돌아보다’의 큐레이터 프란체스코 우르바노는 요나스 메카스의 전시에 대해 “영원한 아방가르드, 그의 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티스트이자 시인인 그가 1960~1970년대에는 영화의 언어에 대한 혁신을 일으켯고 현재는 인터넷까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를 이해하는 것에 넘어서서 미래까지 이해하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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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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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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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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