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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전시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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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현경 기자] 영화가 극장이 아닌, 전시장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전시장으로 들어온 영화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작가의 세계관을 담고, 역사를 전하고,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며 관람객과 공감하고 있다. 관람객에게 한 발 성큼 다가온 영화 전시를 소개한다.

◆임흥순,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순간을 전시장으로

영화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스틸컷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임흥순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이 영향이 노동자였던 부모님 아래서 자라면서 노동 현장의 현실, 빈민층의 삶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그 자신에게도 부모님의 겪은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술을 매개체로 삼았다.

그중에서도 미술관, 현장, 일상 공간, 세 곳을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영화 작업에 신경을 쏟았다. 그의 철학과 만난 전쟁을 겪은 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임흥순 전’은 마치 영화의 기획과 만든 과정, 결과물을 모두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전시와 차별점이 있다.

임흥순 작가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MMCA 현대차 시리즈 임흥순 전: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이하 ‘임흥순 전’)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각기 다른 전쟁을 겪은 네 할머니들의 사연과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고, 중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뒷바라지 일을 도맡았던 정정화(1900~1991) 할머니, 제주 4,3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한라산으로 피신했다가 목포, 서울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간 김동일 할머니, 한국전쟁이 발발해 빨치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광주에 정착한 고계연(1932~) 할머니, 유년기에는 한국전쟁을 겪었고, 20대에는 베트남 전쟁, 이란에 정착하면서 이라크 전쟁을 겪은 이정숙(1944~)할머니의 사연이 녹아있다.

'임흥순 전' 5전시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을 들어서기 전 5전시실 외벽에는 시나리오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는 영화의 기초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할머니들의 개인사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공적역사, 자연 환경의 징후를 연표로 구성해 한국사회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에서 세 할머니의 사연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3채널로 상영이 되는 이 작품에서 세 할머니(정정화, 김동일, 고계연)의 삶을 다양한 인터뷰와 연기자들의 연기로 재탄생했다. 정정화 할머니의 손녀와 남북한 출신 여성들이 할머니들의 삶을 재연 해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영화 ‘환생’에는 베트남 전쟁 때 무희로 건너가 현재 이란 테헤란에서 살고 있는 이정숙 할머니의 이야기로 베트남 전쟁과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슬픔을 애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흥순 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들의 유품을 전시한 공간이다. 할머니들의 옷이 놓인 곳은 마치 영화 현장의 의상실을 떠올리게 한다. 고계연 할머니의 낚시소품, 이정숙 할머니의 자수, 정정화 할머니의 돋보기와 책, 김동일 할머니의 뜨개 소품이 놓인 5-3 전시실은 소품실을 연상시킨다.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소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전시 <사진=이현경 기자>

30년 동안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가 한국에 상륙했다. 1985년 설립된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대표작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모노노케 히메’ ‘벼랑 위의 포뇨’ 등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 세계를 흥미롭게 그려내 오랫동안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부터 서울 세종미술관에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와 대표 캐릭터,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그야말로 30년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를 응축해놓은 전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오키 다카유키 프로듀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일본에서 흥행적인 성공을 해왔지만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왔는지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다룬적이 없었다”면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화 속에서만 보던 오브제들은 전시장에 들어와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황홀함을 선사한다. 토토로, 하늘을 나는 기계들, 천공의 성 라퓨타가 펼쳐진다. 큰 소리를 내며 비행하는 오브제들을 보며 추억을 하나씩 꺼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오키 다카유키는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를 홍보하는 루엔스씨엔에이 박재경 이사는 ‘영화가 전시로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집중하길 바랐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일어나길 희망했다. 박재경 이사는 “스튜디오 지브리는 영화에서 전시, 이벤트, 페스티벌 등 다른 미디어로 이동하는 걸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의 문화계에서 많이 배웠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

요나스 메카스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 앤디 워홀의 영향을 준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관람객과 만나고 있는 ‘요나스 메카스:찰나, 힐긋, 돌아보다’이다. 전시 제목에서 ‘찰나’와 ‘힐긋’ 그리고 ‘돌아보다’에서 살펴보듯 ‘시간’과 ‘보다’의 의미를 집중해 전시를 보면 좋다.

요나스 메카스는 필름다이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그만의 특별한 영화 작업 방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게 영화의 촬영방식은 1초에 24프레임으로 만들어지지만, 요나스 메카스는 1초에 3, 4개 프레임으로 촬영해 마치 이미지가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그가 생각하길 이미지는 실재이며 그 자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에 이미지는 공부하고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생각은 변치 않았고, 디지털 시대가 오자 그는 디지털 매체를 연구해 비디오 다이어리 작업을 하며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65 프로젝트’에서 요나스 메카스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매일 한편의 비디오 다이어리를 재구성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순간에 모든 기억들이 돌아오다’에는 꽃, 일몰, 길 잃은 개와 같은 평범한 이미지와 작가 그리고 친구인 바바라 루빈을 비롯하여 고조 요시마스, 살바도르 달리 등의 초상 이미지가 담겨있다. 관람객은 32개의 유리 패널 속 768개의 프레임을 통해 영화감독 요나스 메카스의 인생과 60년에 걸친 긴 작품 여정을 확인할 수 있다.

요나스 메카스의 폭력에 대한 반응도 작품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그는 2차세계대전을 겪었고 1944년 나치에 의해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됐으나 탈출해 1949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서는 이주민이었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도 많았다.

요나스 메카스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의 굴곡진 삶이 그의 작품 속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관람객과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영창’이다. 이 작품은 그가 1964년 16mm카메라로 촬영한 두 번째 장편영화로 그해 베니스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1957년 일본의 후지캠프에 있는 미해군 영창 생활의 폭력적인 부분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제노동수용소에 감금되었던 메카스 형제의 삶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나치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적국이었던 미국 안에서도 자행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

그러면서도 요나스 메카스는 예술과 관련한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1955년에 ‘필름 컬처 매거진’ 창간, 1962년 필름메이커 협동조합 결성하고 1964년 ‘힐름메이커스 시네마테크’를 ‘뉴 아메리칸 시네마 그룹’ 운동의 촉매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영화에 대한 그의 애착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는 현실에 대한 반응이며 현실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여겼다. 그는 예술 활동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그 인생도 행복하다고 믿었다. 이는 관람객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전시는 구성되어 있다.

‘요나스 메카스:찰나, 힐긋, 돌아보다’의 큐레이터 프란체스코 우르바노는 요나스 메카스의 전시에 대해 “영원한 아방가르드, 그의 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티스트이자 시인인 그가 1960~1970년대에는 영화의 언어에 대한 혁신을 일으켯고 현재는 인터넷까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를 이해하는 것에 넘어서서 미래까지 이해하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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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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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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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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