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차원에서는 성장 기반 탄탄해
독과점 의식한 규제 장벽, 경쟁 심화 등이 관건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2018년 기술 산업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2017년 가파르게 비상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행보가 관심이다.
지난해 FAANG 상승세가 인상적이었던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다.
FAANG을 추격할 수 많은 IT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각각의 기술 분야에서 탄탄한 성장 기반을 다진 FAANG 업체들이 쉽사리 무너질 것 같진 않다. 무엇보다 호재든 악재든 올 한해 기술 관련 뉴스에 FAANG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확률은 높아 보인다.
◆ 여전한 선두주자 FAANG
애플 <사진=블룸버그> |
FAANG은 차세대 기술 관련 부문에서 모두 지배적 위치에 있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킹과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애플은 모바일, 넷플릭스는 구독형 비디오서비스(SVOD) 부문에서, 구글은 온라인 검색 미 광고 부문에서 강자다.
에버코어 ISI애널리스트 앤소니 디클레멘테는 FANG 업체들을 떠받치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며 FANG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 효과'는 일단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상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GBH인사이트 애널리스트 다니엘 이브스는 2018년도 FANG 업체들에 유리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스트리밍/콘텐츠, 전자상거래, 온라인 광고, 클라우드 이동 등이 2018년도에도 핵심적인 기술 테마일 것이란 주장이다.
이브스는 이어 “규제 환경, 법인세 변동, 거시적 여건 등이 FANG은 물론 나머지 기술기업들에게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다 주겠지만 펀더멘털이나 기업투자 환경, 소비자 및 기업 관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2018년 여건은 아주 견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FAANG 기다리는 이슈는?
쏟아지는 관심만큼 올해 FAANG을 기다리고 있는 이슈들도 다양하다.
우선 정부 관계자들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구글의 업계 입지가 지나치게 강력해지는 것을 견제하고 고삐를 조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페이스북은 이미 2017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16년 가짜 뉴스 확산으로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뉴스피드 알고리즘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언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기술자문업체 히어/포스 경영자 폴 암스트롱은 “2018년이 페이스북의 영광이 무너지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법안 및 규제 관계자들이 페이스북에 법적 책임을 지우려는 온갖 방법을 강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구글 역시 2018년 또 한 번의 어려운 해를 보낼 것이라며, 작년 6월 EU는 구글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27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스콧 케슬러는 구글이 올해 20억 달러가 넘는 벌금을 최소 한 차례 더 부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례로 EU는 현재 구글의 온라인 광고시스템 애드센스(AdSense)와 안드로이드 모바일 OS에 대해 독점력 남용 행위를 조사 중이다.
애플의 경우 기대 이하였던 아이폰X 매출 성과와 최근 ‘아이폰 코의 성능 저하’ 혐의로 시작된 집단 소송 등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전문가들은 올해 아이폰X 판매 실적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브스는 애플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동영상 쪽 스트리밍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FAANG 업체들은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명목으로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유튜브는 온라인 동영상 부문에서 넷플릭스와 한 판 승부를 예고했고, 아마존과 구글은 음성인식 어시스턴트 서비스 부문과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2년에 걸쳐 SVOD 부문도 앞으로 2년에 걸쳐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넷플릭스는 애플과 월트디즈니의 도전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이 50억 달러 이상을 들여 5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두 번째 본사 캠퍼스 건립 계획인 ‘HQ2’를 발표했는데 어떤 도시가 선정될 것인지도 올해 핵심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