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겸업금지조항' 종료..스타트는 정수기 유력
[뉴스핌=전지현 기자] '방판 영업 신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내년 렌탈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빠르면 3월이 될 전망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웅진그룹> |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렌탈사업에 재진출하기로 확정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웅진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재시작인만큼 큰 규모의 프로젝트보단 작게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법인 형태로 계열사를 만들어 사업을 재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현재 정수기, 매트리스, 공기청정기 중 어느 제품군을 먼저 내놓을지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중으로, 첫 스타트는 정수기가 될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이를 위해 내년 초엔 렌탈 사업에 필요한 인력 채용에 나선다. 이들을 중심으로 영업망 구축하고, 빠르면 3월 신제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중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며 "겸업금지 해지 이후 검토중이며 빠르면 상반기중에 론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MBK에 코웨이를 매각하며 정수기 판매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5년 겸업금지’ 조항은 내년 1월 종료된다.
◆'방판 전문가'가 쏘아 올릴 신호탄 '렌탈', 2세 필두로 '전성기' 되찾을까
관련업계는 윤회장의 이번 렌탈 사업 재진출이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시선이다. 실제 부산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영업을 시작한 윤 회장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가장 많이 판 인물로 기록될 만큼 '방판 전문가'로 통했다.
이후 1980년 책 방문판매 사업을 하는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을 설립, 1989년 정수기, 1998년 '정수기 렌탈'이란 사업모델을 국내에 첫도입하며 웅진그룹을 재계 30대 기업까지 키워낸 인물이다.
윤형덕 웅진애버스카이 대표.<사진=웅진그룹> |
'방판 신화'란 별칭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윤회장이 특기를 살려 렌탈시장에 나설 경우, '제2의 렌탈 신화 창조'가 시간문제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회장은 이미 해외에서 정수기사업에 대한 재도약의 발판도 마련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2월 터키 정수기 렌털시장 진출을 위해 '에버스카이' 법인을 설립하고, 장남 윤형덕씨를 대표로 앉혔다.
때문에 앞으로 진행된 렌탈 사업은 윤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대표는 '신사업기획'에 강점을 보이는 데다 그가 코웨이 신상품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 신규 렌탈 상품을 기획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다만 렌탈시장이 과거와 달리 과점경쟁을 이룬다는 점은 우려요소로 지적된다. 2006년 3조원 규모였던 국내 렌탈시장은 지난해 25조9000억원까지 성장했고, 2020년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으로 양분됐던 정수기시장은 현재 SK매직, 쿠쿠전자 등 신규업체들이 '직수형 정수기'로 격돌이 펼치며 시장이 격변한 상태다.
매트리스 렌탈시장 역시 대기업들까지 출사표를 던졌고,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공룡들도 기존채널과 시너지를 통해 종합렌탈케어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가 적극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이 하고 싶은 사업 1순위는 정수기일 것"이라면서도 "매트리스 방문판매는 OEM으로 제품을 들여와 소규모 인력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정수기나 생활가전은 자사가 제조해 판매하기 때문에 영업조직 확보가 중요하다. 영업망 구축이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정수기, 매트리스 등 렌탈시장은 상향평준화된 후발업체들의 추격전이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의 경험만으론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