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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그들이 노동·과학·환경에 천착한 이유

기사입력 : 2017년12월11일 16:50

최종수정 : 2017년12월11일 16:51

[뉴스핌=이현경 기자] 부모가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이는, 예술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시절 자연스러운 부모와의 교감이 작가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작가의 활동에도 충분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 작가 중 부모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꼽아보면 작가 임흥순, 마이클 주, 루이지 꼴라니를 들 수 있다. 이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이 세상에 공개될 수 있던 첫 걸음은, 부모님과 자라난 환경으로부터 시작됐다. 

◇임흥순 작가,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를 전하다

임흥순 작가 <사진=이현경 기자>

임흥순 작가는 사회 소외 계층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혹은 정치와 사회의 갈등을 꼬집고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내는데 능숙한 미술 작가 겸 감독이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 혹은 영화제를 가리지 않고 펼쳐지고 있다. 퐁피두 센터,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는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한국인 최초의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수상자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고 있다.

그가 세상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임흥순 작가는 학생 때부터 역사, 특히 개인사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임흥순 작가는 “부모님이 노동자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노동의 현실, 빈민, 가난한 사람 이야기를 접했다”며 “이 이야기를 장점화시켜 풀어갈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임대아파트 주민들과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많은 관객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 또, 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사회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구성에 매진했고 성과도 꽤 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첫 장편 다큐멘터레 ‘비념’은 2012년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2013년 4월3일 전국 22개관에서 개봉했다. 여성노동을 주제로 한 ‘위로 공단’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국내외 다양한 영화제에 상영됐으며, 이 작품은 그에게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영예를 안겨줬다. 최근에는 탈북여성들과 함께 만든 ‘려행 Ryeoheang’에 이어 아시아, 전쟁, 여성을 키워드로 네 번째 장편영화 프로젝트 ‘환생 Re Born’을 마무리 중이다.

영화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스티컷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에서도 그의 정체성이 두러지게 나타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분단’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작업의 근원이라고 해야 할까, 노동의 역사, 베트남 작업, 제주 4·3사건도 그렇고, 극단적인 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분단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업은 전쟁을 겪은 네 할머니와 함께했다.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고 정정화(1900~1991), 제주 4·3 사건 이후 한라산, 목포, 지리산, 일본으로 이주한 고 김동일(1932~2017), 한국전쟁 이후 가족과 지리산 빨치산으로 피난 갔다가 광주에 정착한 고계연(1932~) 할머니,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란·이라크 전쟁까지 겪은 이정숙(1944~)할머니와 인터뷰해 엮은 설치미술, 영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책에 실리지 않은 생생한 할머니들이 사연을 임흥순의 시각으로 담담하게 예술작품으로 탄생했다.

그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전시를 통해 과거와 역사의 배경을 마주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예술이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다양한 관객, 젊은 세대와 공감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이클 주, 과학자였던 부모님 덕에 과학X예술로 세상을 보는 그

'Single Breath Transfer' 작품 앞에서 설명하는 마이클 주(왼쪽), '7sins' 작품 설명 중인 마이클 주 <사진=이현경 기자>

마이클 주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아티스트다. 마이클 주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1966년 뉴욕 이카타에서 태어나 웨슬리안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예일대학교에서 미술 석사학위를 받은 후 아티스트로 전향했다.

그의 작품은 철학, 사회, 종교적인 문제를 설치미술, 조각, 회화로 담고 있는데, 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내는 것이 흥미롭다. 알고보니, 그는 과학자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 이 덕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화학, 과학, 자연에 익숙해졌고 그의 작품 활동에도 자연히 묻어난다.

국제갤러리 2관(K2) 마이클 주 개인전 《Single Breath Transfer》 설치전경 <사진=국제갤러리>

그의 작품은 현재 서울 국제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10년 만에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이다. 주제는 ‘Single Breath Transfer’으로 무엇이 우리 삶에 동력이 되는지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그의 작품은 형형색색의 유리 공예 작품으로 보인다. 다양한 형태로 굳어진 이 유리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마이클 주의 날숨이 담겨진 창작물이다. 이 작품의 제목역시 주제 와 같은 ‘Single Breath Transfer’이다. 그의 날숨을 종이와 비닐 봉지로 포착한 후 유리로 캐스팅해 제작했다. 작가의 숨(자연)이 유리공예사의 숨(기술)로 전이됐고, 이는 유리 조각품을 만들었다. 대조적인 요소인 숨(무형)과 유리(유형)이 조합된 결과물인 셈이다.

전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놀라운 그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7sins’는 과학과 종교 사이의 문맥을 탐구한 실크스크린 연작이다. 겉으로는 회화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겨있다. 우리가 7대 죄악의 행위를 범할 때 소모하는 칼로리 소비량을 0.001초 단위로 측정한 결과물로 그 소모량을 베이킹 트레이에 새긴 것이다. 이후 트레이를 담은 이미지를 종이에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인쇄한 후 질산은으로 처리해 고유의 흔적을 표현했다. 제작 마지막 단계에는 질감보존을 위해 우레탄 코팅으로 마무리했다. 감정을 소비하는 칼로리를 계산한 개념과 이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표현한 그의 생각을 알고 나면 그의 작품을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루이지 꼴라니, DIY는 4세부터 '창의력' 키워준 부모

루이지 꼴라니와 그의 작품 T600 <사진=이현경 기자>

디자인의 정의를 바꾼 디자이너, 산업디자인계의 거장 루이지 꼴라니. 올해 90세인 그는 여전히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오랜 세월 정정하게 디자인계를 지킬 수 있는 체력 비결에 대해 단호하게 “나는 나다”라며 그 이상의 답변은 덧붙이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살고 있다.

루이지 꼴라니는 무엇보다 바이오디자인,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캐논T90을 비롯해 안경, 가구, 그릇, 욕실물품, 비행기와 자동차까지 6천 여점의 작품을 다채롭게 펼쳤다. 그는 인간이 사용하는 디자인은 자연에서 창조하는 것이라고 일컫는다. 그는 “우리가 사는 행성, 지구는 둥글다. 우리 인생을 전체로 보면, 각이 진 건 없다. 그걸 잘 생각하면 된다”며 남다른 철학을 갖고 산다.

릴렉스 체어. 루이지꼴라니 작품 <사진=이현경 기자>

그의 디자인적인 철학과 창의력은 그의 부모의 도움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영화 제작, 어머니는 공산주의 정치가였다. 루이지 꼴라니는 부모로부터 예술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부모님께서 보통 자녀에게 완전히 만들어진 장난감을 선물을 주는데, 저희 부모는 직접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줬다. 하나씩 만들면서 생각할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그 때 루이지 꼴라니의 나이는 고작 4세였다.

루이지 꼴라니는 기능이 녹아있는 디자인을 창조하고 있다. 1946년 베를린 예술대학의 조형, 회화과에 진학한 후 1949년 파리로 이주해 1952년까지 소르본대학에서 공기역학을 공부한 예술가이자 엔지니어로 교육을 받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디자인이다. 그는 계속해서 창의적인 디자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내 관심사는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런데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항공기가 빨리 갈까. 어떻게 하면 기차가 빨리 갈까, 자동차가 빨리 달릴까’가 주된 관심이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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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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