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돌포(테너 허영윤)가 죽어가는 미미(소프라노 윤정난)를 바라보는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뉴스핌=최원진 기자]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루하루 살기 힘든 배고픈 예술가에게도 예외는 없다. 예술이란 이상을 쫓다 사랑을 통해 현실을 통감하는 이들.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줄 수 없다는 현실이 아프다.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오페라계 단골 겨울 작품,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이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라보엠'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작이다. 시인 로돌포는 미미와 사랑에 빠지지만, 가난과 연인의 병 때문에 비극을 맞이한다. 예술가들의 우정과 사랑, 화려한 무대가 매력적인 이 작품은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유명하다.
1막은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가 좁은 다락방에서 음식이 없어 배고프고, 장작이 없어 춥다. 여기에 집주인은 밀린 석 달 치 월세를 내라고 독촉한다. 음악가 쇼나르와 철학자 콜리네가 합류하고 이들은 빵과 와인 하나로도 행복하다.
로돌포는 친구들이 파티를 즐기러 나간 사이 갑자기 찾아온 이웃집 가난한 여자 미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몸이 약해 휘청거리는 미미는 촛불을 빌리러 온 것이다. 로돌포는 그를 부축하며 와인을 건넨다. 깜깜해진 다락방, 미미는 열쇠를 떨어뜨려 잃어버리고 로돌프는 열쇠를 이미 찾았지만 찾는 척 연기한다. 시인 로돌포는 미미라는 시를 만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라보엠' 2막에서 크리스마스이브 축제를 즐기는 로돌포와 친구들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2막은 화려한 크리스마스 축제와 경쾌한 음악이 분위기를 전환한다. 루돌포는 미미를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마르첼로는 늙은 부자의 팔짱을 끼고 있는 전 연인 무제타를 보고 절망한다. 마르첼로와 무제타는 재결합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낸다.
추운 겨울, 길거리엔 배고파 쓰러진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다. 춥고 배고픈 로돌포는 병세가 악화한 미미와 결별한다. 이별하기엔 겨울이 너무 추우니 꽃피는 봄에 헤어지자고 하지만 헤어진다. 보통 연인들의 이별보다 이들의 헤어짐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건 가난 때문일 것이다. 결국, 미미는 전 연인 로돌포 앞에서 눈을 감는다. 로돌포는 아픈 연인 곁을 떠난 죄책감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극은 끝난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있는가'하고. 따뜻한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겨울. 국립오페라단 '라보엠'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 가족, 친구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건 어떨까.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오페라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