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올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10명 중 1명은 롯데그룹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올해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이후 남성 육아휴직수가 1000명을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자 중 10%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이달 말 기준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이 1050명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 직원 수가 180여명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남성육아휴직 의무화제도'가 시행된 이후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룹 전체 육아휴직자 중 13% 가량을 차지했던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중도 올해는 45% 규모까지 확대됐다.

롯데의 남성 육아휴직 규모는 고용노동부가 밝힌 올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수인 1만명의 10% 수준이다. 롯데는 연말까지 남직원 육아 휴직자가 11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 대디스쿨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은 평소 조직 내 다양성이 기업 문화 형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소신을 갖고, 여성인재 육성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육아로 인한 여성인재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방안을 수시로 주문해 왔다. 롯데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워킹맘의 경력단절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올해 1월부터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전 계열사에 시행했다.

제도를 통해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함으로써 남성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아내와 아이를 보살피는 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함으로써 경제적 이유로 육아휴직을 꺼려하는 직원들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롯데는 남성육아휴직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롯데 대디스쿨’을 운영 중이다. 대디스쿨은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7회차가 진행, 총 520명에게 육아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남성육아휴직의 보편화가 육아휴직자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10월 남성육아휴직 복직자들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실시 전후의 인식변화를 조사한 결과 조직자긍심, 기업문화에 대한 인식, 동기부여 항목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양성평등에도 남성육아휴직이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휴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의 장점으로 응답자의 54% 가 ‘배우자의 출산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이해 할 수 있었다’는 항목을 선택했으며, 향후 육아휴직 적극 사용 여부에도 66%가 ‘사용하겠다’고 답변했다.

롯데는 직원들이 의무화로 운영되는 1개월 외에 본인 필요시 육아휴직을 눈치보지 않고 연장해 활용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12월에 열리는 롯데 여성 리더십 행사인 ‘WOW포럼(way of women)’에서 신동빈 회장이 직접 1000번째 남성육아휴직자를 초청해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남성육아휴직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보강해 남성 직원들이 효과적으로 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의무화 제도를 통해 빠르게 정착되며 순기능이 개인 뿐 아니라 회사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직장 내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 활성화에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