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권 사장, 전사 아우르며 신사업 M&A 모색
[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책임자이자 하만 이사회 의장인 손영권 사장에게 힘을 싣는다. 이는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의 시너지를 전방위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2일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CE(가전)·IM(IT·모바일)·DS(부품)으로 나뉘는 3대 사업부문의 틀은 유지하되 신 사업 영역에서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
이 중에서도 손영권 사장의 역할을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 DS 부문 산하에 있던 SSIC를 전사 조직으로 분리하고, 다른 사업 부문까지 권한을 강화했다.
손 사장의 핵심 역할은 새로운 사업 개발(Business Development)이다. 기존 DS부문을 포함해 CE, IM부문과 BD 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협의하는 역할이다. 전사를 아우르며 신사업 발굴 및 시너지 강화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특히 하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만큼 전장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조직 개편으로 협업의 틀을 다진 이후 사업적인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에 글로벌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협업을 강화해왔다. 지난 4월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아래 시너지 그룹을 신설하고 하만과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겼다.
지난 9월에는 하만의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를 전담할 SBU 조직을 신설해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하만의 기술을 스마트카 외에 다양한 부문에 활용하고 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빌딩 관리 시스템 등 기업간 거래(B2B) 사업에 하만의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전장 분야뿐 아니라 하만이 보유한 음향, 음성 인식 관련 기술의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손영권 SSIC 사장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자율주행 콘셉트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투자 전문가인 손 사장의 역할 확대로 전장 사업 관련 인수·합병(M&A)도 활기를 띌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손 사장은 인텔과 퀀텀,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6년 파노라마캐피털에서 벤처투자 전문가로 변신했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SSIC를 이끌며 자율주행, AI 등 선행기술 연구·개발(R&D)을 지휘하고 관련 업체 M&A도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전장사업을 위해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스마트 센서와 인공지능, 커넥티비티(연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을 확보에 쓰일 예정이다.
펀드 조성과 함께 자율주행차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기술 업체인 TT테크에 7500만유로(약 10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경쟁사들이 합종연횡에 분주한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업체인 ZKW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규모는 약 1조350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삼성전자측은 "최근 다양한 산업 영역의 융복합화와 업계의 합종연횡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가속화 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