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총수 경영권 방어가 공익? 초심 잃은 제약사 공익재단

기사입력 : 2017년11월22일 15:14

최종수정 : 2017년11월22일 15:20

20대 제약사 12개 공익재단 이사장 절반이 총수일가
11개 공익재단은 기업집단 최상위 회사 1~3대 주주
증여시 세금감면 '5%룰'..최대주주 일가 지배력확대

[뉴스핌=박미리 기자] # 대웅제약그룹 지주회사 대웅은 공익재단(비영리 공익법인) 대웅재단이 지분 9.98%를 보유한 2대주주다. 대웅재단은 윤재승 회장의 모친 장봉애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데다 윤 회장이 형제들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이유에서 대웅재단은 15%대에 불과한 윤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보완해주는 장치로 꼽혀왔다.

제약업계에서는 공익재단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일조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웅제약그룹 사례처럼 상당수 공익재단이 그룹 최상위 회사 주요주주이고, 재단 운영에 무시못할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사장직도 오너 일가가 맡고 있어서다.

공익재단은 장학, 문화 등 공익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을 말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현금, 회사 주식 등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할 때 상속, 증여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줬다. 하지만 적잖은 기업들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 및 승계 수단으로 공익재단을 활용하면서 규제 강화가 요구돼 왔다.

비영리 공익법인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의 박두준 사무총장은 "돈을 공익목적 사업에 쓰지 않고 최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방어에 쓰는 사례가 있다보니 공익재단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계열 공익재단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시각과 무관치 않다.

◆ 2대주주 6곳…이사장도 최대주주 일가

22일 뉴스핌이 매출 상위 국내 제약사 20곳을 대상으로 공익재단 현황을 조사한 결과, 11개 제약사가 총 12개 공익재단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11개사 중 공익재단이 그룹 최상위 회사 1~3대 주주인 제약사는 총 8곳에 달했다. 2대주주인 제약사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1대 주주인 곳은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 사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온 유한양행의 유한재단(지분율 15.46%) 1곳이다. 일동제약의 송파재단(7.02%)은 3대 주주다. 

2대주주인 6개 제약사는 녹십자(목암생명과학연구소 9.79%), 대웅제약(대웅재단 9.98%), 광동제약(가산문화재단 5%), JW중외제약(중외학술복지재단 7.46%), 동화약품(가송재단 10%), 유나이티드제약(유나이티드문화재단 5%)이다. 가송재단은 동화약품의 지배회사 동화지앤피의 2대주주인 구조다.

이 가운데 대웅제약, 광동제약, 녹십자는 공익재단 지분율이 특수관계인 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을 넘을 정도로 의존도가 컸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올 9월 말 기준 대웅제약 39.56%, 광동제약 17.82%, 녹십자 43.46%다. 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외 목암과학장학재단(지분 1.99%)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위 8개사가 보유한 공익재단은 유한재단을 제외하고 모두 최대주주 일가가 이사장,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익재단 이사회 멤버에 출연자와 그 가족이 반드시 포함될 의무는 없다. 최대주주 일가가 이사회 멤버로 투입되면서 공익재단의 의결권이 이들에게 우호적으로 행사되기 쉬운 구조가 된 셈이다.

공익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 일가인 곳은 일동제약(재단 이사장 윤원영 회장), 녹십자(허일섭 회장), 대웅제약(윤재승 회장 모친 장봉애 여사), JW중외제약(이경하 회장 부친 이종호 명예회장), 동화약품(윤도준 회장), 유나이티드제약(강덕영 회장) 6곳이다. 이 중 유나이티드제약은 강덕영 회장의 아들 강원일씨가 이사로 함께 올라있다. 광동제약은 최성원 부회장이 이사로 있다.

다른 제약사 계열 공익재단도 이사진에 최대주주 일가가 포함돼 있는 양상은 비슷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수석문화재단은 강정석 회장이, 한독의 한독제석재단은 김영진 회장이 각각 이사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 지분을 5% 가까이 보유한 종근당고촌재단도 이장한 회장이 이사 중 한명이다.

백지영 서스틴베스트 수석연구원은 "공익재단에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세제 혜택이 있어, 최대주주 일가가 추가 지배력을 확보하거나 상속하는 과정에서 공익재단을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유인이 존재한다"며 "공익재단이 매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로도 어느 정도는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5%룰 활용…최대주주 일가 '지배력 확대'

이들 공익재단이 주요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는 증여가 큰 역할을 했다. 공익사업이 목적이다보니 공익재단은 재산 출연시 상속, 증여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이 있다. 다만 삼성그룹이 고 이병철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할때 공익재단을 활용하는 등의 편법 사례가 생긴 뒤 세금 면제를 받는 지분에 제한선이 생겼다.

이를 '5%룰'(성실공익법인 10%·5가지 요건 충족)이라고 부른다. 이는 공익재단의 계열사 지분이 5%를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과세하거나 매각하도록 한 제도다. 위 8개사가 보유한 공익재단들도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돼 있어 지분 보유 제한선은 10%까지다. 유한재단을 제외하고 모두 이 제한선을 지켜 세금 부담을 지지 않았다.

2010년 이후 광동제약,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유나이티드제약의 공익재단은 지주회사 지분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 JW중외제약 이경하 회장, 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회장,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사진=각사>

일부 제약사 최대주주 일가는 이 제도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계열사 지분을 최대주주 일가에 우호적인 공익재단에 증여함으로써 사실상 후계자의 지분이 늘어나는 효과를 본 것이다. 광동제약,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유나이티드제약이 대표 사례로 이들 공익재단은 이 과정을 거쳐 최상위 회사 2대주주가 됐다.

2013년 고 최수부 광동제약 창업주는 지분 4.35%를 가산문화재단에, 같은 해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은 JW홀딩스 지분 7.61%를 중외학술복지재단에 각각 출연했다. 또 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은 2014년 대웅 2.5%와 대웅제약 3.5% 지분을 대웅재단에,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은 지분 2.99%를 유나이티드문화재단에 각각 넘겼다.

물론 위 공익재단들이 제약사 지분을 아무런 대가없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주회사 및 계열사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매년 배당금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일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재원으로서 계열사 지분 가치가 어떤지 판단하는 것은 배당이 어떤지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주식 공정가액 대비 배당금 비율이 평균 예금금리(1.12%)와 유사하거나 낮다. 광동제약, JW중외제약 등 배당금 비율이 0~1%대인 제약사는 6곳에 달했다. 또 총 수입에서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는 않다. JW중외제약, 유나이티드제약 등 5곳은 이 이 비중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공익재단은 주식을 매각하거나 배당이익을 받아서 목적사업에 써야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공익재단이 자산을 활용함에 있어 계열사 주식을 지배권 강화를 위해 쓰고 있다"며 "의결권 제한 등 계열사 주식 보유와 관련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