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정부 "최근 5년간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야당 "문준용 의혹과 20년 전 채용비리도 조사해야"
[뉴스핌=김신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낙하산 취업을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관련 채용비리 의혹과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한 채용비리까지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바야흐로 '적폐청산' vs '정치보복'이란 '프레임전쟁'이 시작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을 선언하며 과거 5년간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전수조사하고 비리 연루자는 중징계한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330여 개 공공기관을 포함해 1500여 개 기관이 해당된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방침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촉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감장에는 연일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 채용비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공세가 펼쳐졌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연류설이 제기되는 강원랜드는 지난 2012∼13년 일부 직원이 외부청탁으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의 경우 퇴직 간부의 청탁 반복, 채용비리 관련 임원 미징계 퇴직,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 135명 낙하산 취업 등이 도마에 올랐다.
공공기관은 보수와 복지수준이 높은 반면, 민간기업보다 업무강도가 약해 취업생 사이에선 '신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다. 또 정권 창출에 기여한 공신들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다 보니 연줄을 이용한 채용비리가 공공연히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 같은 폐해의 근절 대책으로 일부 기관의 채용비리에 대해 감사원 감사 강화와 제도개선 방안 마련, 국무조정실 등 부실조사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한 상태다.
최흥식(왼쪽 다섯번째) 금융감독원장과 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인사-조직문화 혁신 TF의 쇄신' 권고안 관련 브리핑에 앞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국민들께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 의원은 지난 2일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직원 채용 비리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자를 형사처벌하고, 주무기관 장은 매년 감사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채용비리가 확인된 경우 해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최근 5년간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에 앞서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과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발생한 채용비리부터 먼저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지난 10년~20년 모든 기관에 대한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준용씨,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실 있을 때 고용정보원에 채용됐는데 자기소개서가 12줄 밖에 없었고 원서도 마감 5일 뒤에 제출했다"며 "2명 뽑는데 2명 지원은 있을 수 없다. 성역없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은 여권의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권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민간 금융기업까지 확대되면서 낙하산 인사가 곳곳에 난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현 정부의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고위 경영진에 대한 선임 기준이나 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공공기관에 고위직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꽂으면서 신입 또는 하위직 채용의 적절성 여부만 따진다면 누가 수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낙하산 인사는 국정운영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겠지만 전문성이나 경영능력 없이 국정철학만 공유하는 공공기관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