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15차례 50여억원 부여..대상 확대 정관 변경도
행사가 높아 주가 부양 과제.."수익성 개선될 것"
공격투자 탓 수익성 악화일로...금융비용·지분법손실로 순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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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미리 기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중견 제약사 한독이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잇달아 나눠주고 있다. 임직원들의 사기를 고취시킨다는 명분이지만, 실제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독은 지난달 30일 임직원 4명에게 보통주 2100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가는 2만4050원, 행사시점은 2022년 8월30일부터 2017년 8월29일까지다.
한독은 3월(4500주·2명), 5월(1만6750주·47명), 6월(400주·1명)에 이어 올해만 네차례나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에게 부여했다. 행사가액을 기준으로 올해 부여된 스톡옵션 규모는 총 6억원(퇴사자 제외)이다. 2013년부터 포함하면 퇴사자 몫을 제외하고 총 17만2650주(200명), 50여억원에 달한다.
한독은 2012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정리한 후, 스톡옵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왔다. 2013년부터 매년 3~4차례씩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스톡옵션 부여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정관도 변경했다. 한독은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스톡옵션 부여대상이 되는 임직원 수를 재직하는 임직원의 100분의10에서 100분의90으로 상향했고, 임직원 1인에 부여하는 스톡옵션 발행주식총수도 100분의3에서 100분의10으로 조정했다.
한독 관계자는 "독자경영을 완성한 뒤 투자, 사업활동을 통한 미래 성과들을 임직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스톡옵션 제도를 시행했다"며 "지난해부터는 한독의 모든 팀장급 관리자 이상과 우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확대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직원들이 혜택을 보기위해서는 주가가 회복돼야 한다. 이날 종가 기준 한독약품의 주가는 2만4750원으로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조금 웃돌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보다 회사가 좋아질테니 잘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독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0.1%(영업이익 3억원)에 불과했다. 이 영업이익률은 2014년 3%(103억원)에서 2015년 1.7%(62억원), 2016년 0.9%(36억원), 2016년 상반기 0.4%(7억원) 등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였다.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탓이다.
당기순손익은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한독은 65억원 순적자를 냈다. 금융비용, 관계기업 지분법손실이 크게 늘어난 여파다.
이는 한독의 공격 투자와 연관있다. 한독은 지난 5년간 제넥신(바이오신약), 일본 데라벨류즈(의약품원료) 등의 지분을 인수하고,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한독테바(제네릭 제조)를 설립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이 늘어난데다, 투자한 회사들의 실적도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한독 관계자는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며 "최근 투자에서 임상 진입과 같은 유의미한 성과가 나고 있고, 회사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장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