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선호도 분석
[뉴스핌=김겨레 기자] #직장인 홍가영(26세·은행 근무)씨는 시간이 나면 스마트폰으로 옷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사는 것이 취미다. 홍씨는 스마트폰에 10여곳의 온라인 쇼핑몰을 '즐겨찾기'해뒀다. 하지만 1시간씩 쇼핑몰을 뒤져도 스타일에 맞는 옷을 찾아 헤매는 날이 더 많다.
그러다 그는 최근 패션 추천 애플리케이션(앱) '원데이텐미닛'을 내려받았다. 홍씨는 "앱에 올라오는 옷에 호불호를 선택하면 신기하게도 '취향 저격'하는 옷만 올라와서 여기저기 찾아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원데이텐미닛'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옷만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사용자가 상품에 '좋아요'와 '별로에요'를 표시하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옷의 소재, 컬러, 무늬, 쇼핑몰, 비슷한 소비자들의 선호 등 데이터를 끊임없이 분석한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추천 알고리즘은 개인 취향에 맞게 정교해진다.
원데이텐미닛 서비스 <사진=위시링크> |
지난 5월 원데이텐미닛을 선보인 위시링크 김민욱 대표는 "같은 청바지라도 통이 넓은 스타일, 밑위가 긴 '하이웨스트' 스타일, 찢어진 스타일 등 다양한 신상품이 쏟아진다"며 "사용자가 찢어진 청바지에 '별로에요'를 표시하면 비슷한 옷은 다시 추천하지 않는 원리다. 아무리 유행이라도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매일 400여곳 쇼핑몰에서 1000여점의 상품을 업데이트하지만, 한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것은 100벌뿐이다. 원데이텐미닛이라는 이름 역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기 위해 한두시간씩 헤맬 필요 없이 하루 10분만 들여다보면 된다는 뜻이다.
서비스 초반 원데이텐미닛은 패션 스타일과 비슷한 귀걸이나 구두 등 액세서리도 함께 추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별로에요' 의사를 자주 표시하자 옷 추천 비율을 높이고 액세서리 추천 비율은 낮아졌다. 실수로 '별로에요' 표시한 경우에는 다시 복구할 수 있다.
원데이텐미닛의 누적 가입자는 5만여명,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5000명에서 6000명 사이다. 추천 범위를 좁혀서인지 재방문율이 높다는 것이 위시링크의 설명이다. 일 방문자수를 더 높인 후에는 광고를 수익모델로 삼을 계획이다.
사실 여러 쇼핑몰의 상품들을 모아 보여주는 앱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지그재그'를 비롯해 수많은 서비스가 이미 성업중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적용한 것은 위시링크가 처음이다.
네이버 지식쇼핑 영업실장을 지낸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패션 O2O '카카오스타일'과 중국인 대상 역직구 서비스 '스타일두'를 연이어 히트시켰지만 패션 커머스 사업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스타일두'는 가입자를 100만명까지 모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악화되자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일주일이면 배송하던 한국 옷들이 중국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배송이 한달 이상 걸리자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웠다. 새로운 시각과 플랫폼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서비스에 얼마나 필요하고 적절한 기술인가가 중요하다"며 "패션 커머스는 인공지능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패션 감각이라는 것이 숫자를 넣으면 나오는 공식같은 것이 아니다"며 알파고에게 '왜 이런 바둑을 뒀니'하면 설명이 안 되듯, 패션도 그렇다. 사람의 행동 패턴 수십만개를 데이터베이스로 비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