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현 대표 "심려끼쳐 송구스럽다"..피해자 고소 2달만
지난 7월 HUS 첫 피해자 이후 추가 고소·장염 발병 등 잇따라
[뉴스핌=장봄이 기자] 조주현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가 결국 '햄버거병'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피해자 가족이 처음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논란이 불거진 지 두 달 만이다.
7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조 대표는 "최근 몇 달 동안 저희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고객들의 안심과 식품 안전은 회사와 저에게도 가장 소중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인과 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부·외부 전문가와 함께 식품안전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내놓은 식품안전 강화 방안은 ▲매장에 대한 제 3의 외부 기관 검사 ▲매장 직원을 위한 '식품안전 핫라인' 개설 ▲본사와 매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의 식품안전 교육 강화 등이다.
또 ▲고객 초청한 매장 주방 공개, 원재료 보관과 조리·서빙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 ▲원재료 공급부터 최종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 웹사이트에 공개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미 지난 7월부터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피해자들의 고소, 집단장염 발생 등 문제가 이어졌기 때문에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두 달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문제를 외면해 왔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5일 피해자의 첫 고소장이 접수됐다. 피해자 측은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아이가 HUS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당시 맥도날드 측은 "햄버거병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패티는 소고기가 아닌 국산 돈육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정부가 인증한 HACCP(식품안전관리 인증) 프로그램이 적용된 생산 시설에서 만들어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출혈성 장염에 걸렸다는 피해 아동 3명 등이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10일엔 소비자원이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 3배 이상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달 초 전주에서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를 먹은 어린이들이 집단 장염에 걸리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맥도날드는 전국 모든 매장에서 불고기버거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검찰과 정부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응 방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있었다"면서 "고객이나 관계자들이 대표가 직접 메시지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이 있었다. 더 늦기 전에 직접 사과를 해야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