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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멸시효 완성채권 21조 소각…123만명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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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기금·금융공공기관 보유 채권부터 정리
"민간 금융회사들도 자율적인 소각 실시해 달라"

[뉴스핌=이지현 기자] #IMF 외환위기 때 사업이 어려워져 20년간 빚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 얼마 전 'B대부'가 발송한 채무변제 안내장을 받았다. 일부 선납금만 납부해도 원금을 대폭 감면해준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A씨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선납금을 납부한 뒤 감면된 금액의 채무이행각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A씨의 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끝나 변제 의무가 없는 채권이었다. B업체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부활시켜 다시 추심하는 업체였다. A씨는 이후 더 강한 채권 추심에 시달려야 했다.

#농촌에 거주하는 C씨는 지역내 유일한 금융기관과 거래를 해오던 중 2003년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겪었다. 이로 인해 농업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는 갚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 C씨는 다시 금융거래를 시작하려 금융기관을 찾았다. 하지만 "과거 채무는 갚을 필요가 없지만 연체 기록이 남아있어 신규 거래는 불가하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소멸시효 완성 채권으로 인한 채무자 부담 완화에 나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1일 금융권 소멸시효완성채권 처리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장기연체로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하고, 오랫동안 추심으로 고통받은 분들께 새 출발의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면서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소멸시효완성채권 등 회수불가능한 채권 약 21조7000억원에 대해 8월 말까지 소각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각되는 소멸시효연장채권 대상자는 약 123만명 가량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형석 기자>

최 위원장은 "이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며 시혜적 정책도 아니다"라며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의 새출발을 돕는 포용적 금융을 통해 경제 활력 제고와 생산적 금융,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멸시효완성채권에 대해 편법적인 시효 부활 사례가 계속되자, 피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채무자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채권 소각이라는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 또 채권이 소각되면 금융기관 전산원장에 '소멸시효 완성' 대신 '채무없음'으로 표시돼 C씨처럼 과거 기록으로 인한 불이익도 받지 않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멸시효완성채권 및 파산면책채권 규모는 5조6000억원, 금융공공기관 보유 채권은 16조1000억원 가량이다.

정부는 오는 8월 말까지 기관별로 내규 정비·미상각채권의 상각·이사회 등을 통한 채권포기 의사결정·전산삭제 및 서류폐기 등의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오는 9월부터는 채무자가 본인의 연체채무 소각 여부를 해당 기관 개별 조회시스템이나 신용정보원 소각채권 통합조회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이번 소각 절차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부업을 제외한 민간부문 소멸시효완성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원(91만2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에 채권 소각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소멸시효 완성채권 재매각 금지 등 유통제한과 불법 채권추심 근절을 통해 채권을 정리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개별 금융업권에서도 협회를 중심으로 회수 불가능한 채권에 대해 자율적인 소각을 실시해 달라"면서 "연체채권 관리나 소멸시효 연장에 있어 취약 채무자 보호에 충실한 모범 사례를 만들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각 금융권 협회장들은 현재 처리 가능한 채권 규모를 파악 중이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소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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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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