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에선 신한, 2분기 순익에선 KB...용호상박
[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만에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질렀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에서는 신한지주가 KB금융을 눌렀다. 양사가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는 20일 동시에 상반기 및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지주는 상반기 순이익 1조8891억원으로 KB금융의 1조8602억원에 우위를 보였다. 신한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창사 이래 최대이고, 전년 동기 대비 65.3%나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이겼다. 2분기 순이익은 신한지주가 8920억원인데 반해 KB금융이 990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순이익에서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이긴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KB금융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호실적이 1회성 요인보다는 지주사 전반의 안정적 수익 확대에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두 자회사 실적을 2분기부터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 것도 주효했다.
KB금융은 관계자는 “최대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수익성과 비용효율성이 개선되고 있고, 비은행부문의 강화를 위해 인수했던 자회사들의 실적이 그룹 연결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한 단계 더 향상된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신한지주도 가만있지 않을 태세다. 특히 비은행부문인 카드, 금융투자, 생명, 자산운용, 캐피탈 등에서 올해 상반기 8653억원의 이익을 실현한 게 고무적이다. 지속적으로 강화하려 노력한 비은행부문이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더불어 카드, 금투, 생명,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역대 최고 실적 실현을 통해, 신한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경쟁은 계속된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질주는 폭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1조2092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만에 반기 기준 1조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62.7% 증가한 규모다.
신한은행도 순조롭게 성장을 거듭하지만 그 규모에 있어서는 KB국민은행에 뒤지는 상황.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1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했지만 2분기 연속 KB국민은행에 뒤지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금융지주 경쟁은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전망”이라며 “은행권 전반의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면서 전반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은행이 더 큰 수익을 내느냐에 금융지주의 순위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