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선임 후 산업은행 회장 교체시 매각 장기화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퇴임설, 1조 넘는 투자손실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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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의 매각 시기가 올해를 넘어 설 전망이다.
대우건설 매각 결정권을 쥔 인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우선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책은행 산업은행의 회장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회장의 유임이 확정되기 전에는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의 퇴임설이 퍼진 것도 매각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3일 건설 및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장 임명이 지연되고 산업은행그룹 수장의 거취도 불명확해 대우건설 매각 계획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은 연내 진행한다는 계획 이외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며 “금융위원장이 새로 선입되면 대우건설 매각을 논의한 후 일정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종로구 신문로 사옥<사진=이동훈기자> |
산업은행은 당초 오는 8월경 매각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그 기간이 늦어질 공산이 크다. 이달 중 금융위원장이 선정되면 국책은행 수장들도 교체 여부가 결정된다. 이 경우 산업은행 회장의 유임 여부는 빨라야 8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매각에 관해 금융당국과 새롭게 논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 매각 진행은 9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산업은행 회장이 교체되면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논의될 공산이 크다. 이동걸 회장은 투자 손실을 떠나 연내 대우건설 지분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사들일 당시 주당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유상증자를 거친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주당 1만3000원 정도 받으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7000원대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매각을 진행하면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허공에 날리게 된다.
박창민 사장의 퇴진설도 악재다. 박 사장은 선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낳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일부라는 것. 실제 특검에서 금융권 인사가 최순실 씨에게 자신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에 추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 내부 출신이 사장이 오르는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외부 인사가 사장에 오르는 반전을 이뤘다. 최순실 씨가 박 사장 선임에 강한 입김을 작용했다는 물증이 확보되면 중도 퇴진이 불가피하다.
대우건설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선임과 산업은행 회장 교체 여부가 아직 진행되지 않아 대우건설 매각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라며 “신임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 회장이 투자 손실에 부담을 느끼면 대우건설 매각이 내년 이후로 늦춰질 공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