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관계 1년 전 0.75에서 0.1로 급락..3년래 최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역사적으로 강한 동조 현상을 보였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두바이 주식시장이 엇박자를 내 관심을 끌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회원 산유국의 감산에도 유가가 의미 있는 반등을 이루지 못하자 투자 판단에 변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원유 <사진=블룸버그> |
3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와 두바이 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3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0.75까지 뛰었던 상관관계는 이후 가파르게 하락, 최근 0.10을 ‘터치’했다.
이는 지난 2014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최근 상황은 투자자들의 베팅과 국제 유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무너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장중 2.7% 떨어지며 배럴당 48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 이행을 내년 3월까지로 9개월 연장하기로 했지만 유가는 좀처럼 상승 탄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웃돌며 고공행진했을 때나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지며 바닥을 쳤을 때나 사우디와 두바이 증시는 강한 동조 현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유가의 중장기 흐름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유가에서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로 옮겨갔다는 것.
유나이티드 증권의 조이스 매튜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 추이만 바라보고 사우디와 두바이 주식을 매매했던 투자자들이 이제 각국 경제의 상대적인 강점과 약점을 근거로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의 급락 가능성과 양국 경제의 원유시장 의존도, 그리고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각 증시의 투자자 패턴까지 다수의 요인들이 기류 변화를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두바이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 반등 신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사우디와 두바이에 대한 투자 심리는 전체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17%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운 데 반해 두바이 증시와 사우디 증시는 각각 5.5%와 4.5%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