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없었고 부정청탁 목적 아니었다는 입장 재확인
[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한 본격적인 재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핵심 피고인이지만 신 회장 역시 같은 자리에 선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날 오전 뇌물공여 혐의로 서울법원종합청사 대법정에 선 신 회장은 재판장이 "공소사실 인정할 수 없는 게 맞느냐"고 묻자 "변호인과 동일하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오후 1시쯤 법정을 나섰다.
신 회장은 그동안 검찰이 적용한 뇌물 혐의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고 부정청탁의 목적도 아니었으므로 뇌물이 아니라는 일관된 주장을 해 왔다. 그는 면세점 신규 특허취득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하고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공여하는 등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번 재판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신 회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세점의 특허권이 이번 재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현재 재개장 후 활발한 운영을 하고 있지만 만약 특허권 재탈환이 부정한 청탁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가 나올 경우 특허권이 박탈될 수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호텔롯데와 직결되는 만큼 만약 특허권이 박탈되면 호텔 상장에도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월드타워점 매출은 전체 면세점 중 약 15% 수준으로 비중이 적지 않다.
신 회장이 이번 재판과 엮이면서 그룹의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천명한 지주사 전환 문제와 사드발 중국 사업의 어려움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신 회장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면 형제의 난 재발 등으로 인해 경영상 마비까지 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판 자체가 부담이지만 대가성과 부정청탁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잘 설명하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