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활연구소, 올 1월 설립...10억 유치
전직원 의무 교육 통한 고품질 서비스로 차별화
[ 뉴스핌=성상우 기자 ] 10년차 워킹맘이자 스타트업 '생활연구소'의 창업자인 연현주 대표는 일주일에 한번 '가사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한다. 남의 집 화장실을 청소하며 타일 청소에는 어떤 세제가 가장 좋은지, 음식물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는게 좋을지 매번 새로운 노하우를 체득한다.
연 대표가 이렇게 매주 '남의 집'을 청소하는 이유는 가장 효과적인 '청소의 기술'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일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는 청소매니저들에게 직접 전수한다. 청소연구소 소속 매니저들에게 이 교육은 의무사항이다.
청소연구소는 이용자와 청소매니저를 모바일로 매칭해주는 홈 클리닝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으로 생활연구소의 서비스 브랜드다.
연 대표는 "의무 교육을 통한 '고퀄리티 청소 서비스'가 청소연구소의 가장 큰 차별화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경쟁업체들의 청소 서비스는 가사도우미 개인마다 청소 능력이 달라 서비스 질이 들쭉날쭉했다는게 연 대표의 진단이다. 청소연구소는 이 문제점을 업계 최초 '의무 교육' 도입을 통해 해결했다. 교육을 받은 청소매니저들은 청소 방법을 매뉴얼화시켜 '기복없는 청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청소연구소 앱에 주소와 집의 면적, 특이사항 등 몇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정보 입력 후 서비스 신청을 하면 평균 1시간 이내로 청소매니저가 매칭된다. 99㎡(30평) 면적의 집이라면 네시간의 청소시간과 5만2800원의 비용이 책정된다. 1인 가구라면 50㎡(15평) 기준 3시간30분이 소요되며 비용은 4만6000원이다. 청소연구소 측은 이 금액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 가져간다.
연 대표가 강조하는 또다른 차별화점은 '매칭 알고리즘'이다. 매칭 시스템 내에 적용된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제시한 조건과 가장 잘 맞는 매니저를 자동으로 연결시킨다. 거리, 선호 시간대, 영유아 또는 애완견 여부 등 세부 요건을 모두 고려한다.
청소연구소 사업은 카카오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신사업개발부장으로 카카오의 홈클린 O2O 태스크포스(TF)를 이끌던 연 대표는 회사가 전략상의 이유로 이 사업을 중단하자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해 11월 TF팀원 5명과 카카오를 퇴사하고 올해 1월 생활연구소를 설립했다. 청소연구소 앱은 지난 3월부터 서비스했다.
연 대표는 "워킹맘으로 십수년간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해 본 소비자로서, 카카오에서 사업을 진행해본 실무자로서 사업을 성공시킬 자신 있었다"며 "시장 규모도 크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기존 서비스들에 개선 여지가 많다는 점이 기회로 보였다"고 말했다.
청소매니저 확보와 교육은 연 대표가 직접 맡았다. 매니저 수 600명을 확보하기까지 불과 2개월이 채 안걸렸다. 서울 전역과 성남시에서 약 6000명의 가입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이중 1인 가구 이용자가 약 30%, 육아맘, 맞벌이주부 등이 나머지 70%를 차지한다.
정기적으로 필요한 '청소 서비스'라는 특성상 한번 확보된 매출은 잘 줄어들지 않는다. 교육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자체 매칭 알고리즘으로 이용 편이성을 높인 덕분에 재구매율은 70%를 넘는다. 지난 4월엔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 다른 투자사들과 추가 투자를 논의 중이다.
연현주 대표. <사진=생활연구소> |
매니저 수는 올해 말까지 20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수를 5만명까지 늘리는 게 올해 목표다. 내년엔 아이돌보미, 애완견돌보미 등 새로운 서비스도 출시한다.
연 대표는 "향후 양질의 매니저 풀 구축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며 "충분한 매니저를 확보하고 서비스 질을 높은 수준으로 규격화 및 일정화시키는 것이 사업 성공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5년 후 매출 1000억원 달성과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연 대표는 "가사도우미 시장은 8조원 규모"라며 "전 지역에 흩어져있던 홈서비스 시장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된다. 우리 강점을 잘 살리면 목표 달성 시점이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