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대선기간 주요 제품값 올려
권력 공백기ㆍ소비자 무관심 기회 활용?
[뉴스핌=함지현 기자] 라면부터 사이다까지. 최순실 사태에서 비롯된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식품업체들이 연이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경쟁사와의 경쟁과 소비자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 올리지 못했던 가격을 대선이 진행되며 소비자의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 올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등 7개 브랜드 14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2015년 5~6%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약 2년만의 조치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칠성사이다 250㎖캔을 사게될 경우 기존 1300원보다 100원 비싼 14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1.5ℓ페트는 2900원에서 200원 오른 3100원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다만 각 편의점 마다 인상폭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BBQ 황금올리브 치킨. <사진=뉴스핌 DB> |
음료 뿐만 아니라 라면과 치킨 등 대표적인 먹거리들의 가격 역시 올랐다.
삼양라면은 지난달 말 라면 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틈
이번 인상으로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맛있는라면, 나가사끼짬뽕 등 주요 제품 가격이 50원 올랐다.
삼양라면은 760원에서 810원, 불닭볶음면은 1000원에서 1050원, 맛있는라면은 1000원에서 1050원, 나가사끼짬뽕은 1000원에서 1050원 등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다만 최근 출시한 불닭볶음탕면, 김치찌개면, 갓짬뽕, 갓짜장 등은 인상하지 않았다.
농심도 지난해 말 신라면과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가격이 올랐고 850원이던 너구리는 900원에, 900원이던 짜파게티는 950원에 판매 중이다.
치킨업계에서는 BBQ가 지난 1일부터 총 70여개 품목 중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1400~2000원 올렸다.
이에 따라 황금올리브치킨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인상됐다. 황금올리브닭다리(1만7500원→1만9000원) 1500원(8.6%), 황금올리브속안심(1만7000→1만9000원) 2000원(11.7%), 통살크래커(1만8000원→1만9900원) 1900원(10.5%), 황금올리브핫윙(1만8000원→1만9900원) 1900원(10.5%) 등도 값이 올랐다.
각 회사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물류비, 판관비 등 가격 인상요인이 있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번 대통령 선거에 이르는 과정을 겪으며 소비자들의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 가격을 인상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이나 무가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 선거와 같은 대형이슈로 인해 소비자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시점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