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결정 놓고 오락가락...내홍 갈수록 커져
지역적 기반에 따른 의견차 심각하다는 지적
[뉴스핌=조세훈 기자] 바른정당이 혼란에 빠졌다. 보수대연합을 둘러싸고 내홍이 계속되는 가운데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왼쪽)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른정당은 보수대연합을 둘러싸고 당내 대선주자 간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3일 "바른 보수, 중도, 합리적 진보까지 묶는 비전과 정치력을 바른정당이 보여드려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연대를 제안했다. 남 지사는 전날(22일)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유 의원은 23일 대구시-대구지역 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 지사의 비판에 대해 "할 말이 그것밖에 없냐"며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앞서 유 의원은 "보수후보 단일화는 자유한국당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등 중도 보수라고 생각하는 후보들의 단일화를 얘기한다"며 기존 입장을 꺾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거취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만만치 않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21일 "정치적 해법도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며 '질서 있는 퇴진'을 언급한데 대해 다음 날 정병국 당 대표는 "자진 하야가 해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바른정당의 의견 차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달 만18세 선거연령 하향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루만에 번복했다. 권성동 의원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이 반대해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역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흐지부지 됐다.
이런 정체성 충돌의 배경엔 지역적 기반이 상이한데 따른 입장차로 보인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자진 퇴진 등의 현안에 대해 강경 보수층을 의식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촛불 민심에 반영된 개혁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처럼 뿌리 깊은 지역적 기반에 따른 갈등이다 보니 바른정당이 내부 갈등을 딛고 통합의 모습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