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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에서 하한가로 추락'…반기문, '형용모순'에 빠지다

기사입력 : 2017년02월01일 11:02

최종수정 : 2017년02월01일 11:03

[여의도 전설(戰說)] '진보적 보수주의자', '정치교체'…모호한 화법
필살기 없이 후광에 의존…러브콜 사라지고 인기 하한가

[뉴스핌=이승제 정경부장] '여의도 전설(戰說)'은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말과 논쟁 속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 본심일 수도 있는 속내를 뽑아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 정치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려 합니다. 틀을 깨는 탈주를 꿈꿉니다. 

형용모순의 계절이다. 둥근 사각형. 뜨거운 얼음이란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대표적인 게 '진보적 보수'다.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은 이 형용모순을 선택한 순간, 스스로 대선가도에 장애물을 쳤을지 모른다. 지금처럼 어디에서도 선뜻 반기지 않는 신세를 자초한 것일 수도.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정당은 국정운영의 원칙과 방향에 공감하는 이들이 뭉친 조직이다. 같은 정강·정책 아래 모여 정권을 창출하려는 정치세력이다. 그런데 진보적 보수라니. 반 전 총장이 다음으로 선택한 단어 역시 형용모순이다. 반기문 전 총장을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 반문(반문재인)계를 두루 모아 대선에서 이기자는 전략, '빅텐트론'이다.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빅텐트는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권력욕망을 담아 억지로 쥐어짠 단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사상 최강의 골리앗으로 평가받는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대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대세 그 이상의 대세', 문 전 대표는 설 직후 "내가 대세가 맞더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던 제 1야당의 대선 주자, 차기를 바라며 4년 동안 절치부심해 온 그로선 9부 능선을 넘은 기분일 거다. 민주당을 벗어나면 이렇다 할 경쟁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 그래서 반 전 총장은 초조했던가. 문 전 대표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형용모순의 함정에 빠진 것인가.

빅텐트론이 초기 기세를 잃자, 스몰텐트론이 스멀스멀 나왔다. 보수는 보수, 진보는 진보일 뿐 잡탕식 텐트를 치지 말고, 작지만 응집력을 갖춘 스몰텐트를 치자는 주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먼저 나섰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 스몰텐트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다급해진 것일까. 형용모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 방점은 '약간'이 아닌 '변질'에 찍힌다. 진보적 보수주의자가 먹히지 않으니 '진보적'이란 형용사를 버리려는 것일까. 그렇지만 그에겐 아직 '집토끼'도 '산토끼'도 없지 않은가.

애초 정치적 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지도 모른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해야 할 때다."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에 대해 일견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럼, 내용이 뭐지?"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귀국 첫 일성으로 꺼내 든 정치교체가 무엇인지 여전히 아리송하다. 18대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의 '새정치'는 정의되지 않은 미지의 단어로 남아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건 신의 도움 이전에 필살의 돌팔매질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일부 해석에 따르면, 다윗은 돌팔매질 전문 저격수였고 다윗은 이미 늙고 병든 노병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반 전 총장이 먼저 갖춰야 하는 건 대선 전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보다 그만의 필살기가 아닐까. 국민적 관심 속에 귀국한 당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갈고 닦은 필살기를 슬쩍 꺼내보였다면 어땠을까. "과연 뭔가 다르다"는 기대감을 일으켰어야 했다.

1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전날 반 전 총장이 제안한 대선 전 개헌을 위한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살짝 비틀어 보면, "반 전 총장은 자신에 이로울 듯하면 현실 여건을 무시한 채 주장부터 한다"는 뜻이 읽힌다. 정치교체, 진보적 보수, 빅텐트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반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은 자취를 감췄다. 새누리당조차 현실성이 떨어짐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외연확장과 세몰이를 위해 선택한 형용모순, 반 전 총장이 가장 경계해야 할 함정이었다.

 

 [뉴스핌 Newspim] 이승제 정경부장(openeye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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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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