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 평론가가 송인서적 부도로 위탁판매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치자 그 심각성을 설명했다. <사진=변정수 평론가 페이스북 캡처> |
변정수 평론가, 송인서적 부도에 “위탁판매 제도 개선=스크린 독과점, 지옥문 열겠다는 말”
[뉴스핌=정상호 기자] 변정수 출판평론가가 송인서적 부도의 심각성과 위탁판매 제도 개선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변정수 평론가는 송인서적 부도 소식이 보도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인(서적) 부도 때문에 위탁판매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이건 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는 식의 어마무시한 단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탁판매의 핵심은 판매 리스크를 서점이 아닌 출판사에서 부담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위탁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건 판매의 위험부담을 서점이 안게 된다는 뜻”이라며 “이렇게 되면 유통업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출판물의 유통이 차단될 수 있다. 장사가 안 될 거 같아서 안 들여놓겠다는 걸 억지로 들여놓게 할 방법은 없다. 그건 깡패 짓”이라고 밝혔다.
변정수 평론가는 또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껏 만들어놓은 책을 들고 아무리 돌아다녀 봐야 받아주는 서점이 없으면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위탁판매를 다시 도입하지 않는다면, 결국 출간 기획 단계에서부터 유통업자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서점 허락받고 책을 내는 식으로 가는 건 순식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친 상상이 아니다. 영화를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왜 스크린 독점이 문제가 되는지. 예매가 조금만 부진해도 가차 없이 내려버리는 건 고사하고 아예 개봉도 못하고 사장되는 영화들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왜 투자와 배급이 함께 붙어 다니는지. 위탁판매가 낡았다고 이거 좀 어떻게 해보자는 분들은 지옥문을 열겠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인서적 측은 지난 2일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부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1차 부도 소식을 알렸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업계 2위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출판 도매상. 당연히 출판업계에는 비상이 걸렸고, 일각에서는 위탁판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