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트럼프랠리 종료?] 서둘러 도래한 '수퍼 달러' 시대

기사입력 : 2016년12월23일 10:14

최종수정 : 2016년12월23일 10:32

'1유로=1달러' 목전…"미 달러 이미 고평가됐다" 지적도
전망 넘은 달러/엔 전망 '제각각'…위안 추가 약세 예상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미국 달러 가치가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다시 '슈퍼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을 단기간에 달성하고 있어 시장이 피로 조짐을 보이고 있다. 

6대 주요통화 대비로 산출되는 달러화지수는 23일 현재 103.08을 기록 중이며, 1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산정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화지수는 지난 21일 93.36에 거래되면서 14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달러/엔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 105엔 부근에서 최근 118엔까지 급등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120엔으로 접근 중이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유로 약세가 계속되면서 두 통화 값이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Parity·등가)'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솔솔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올랐다며 지금이 달러를 매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최근 3년간 달러인덱스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 미국 경제 '쌩쌩' vs 유럽은 '첩첩산중'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유로/달러 환율을 떨어트릴 요인이 여럿 있다. 일단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세부터 확연히 다르다.

올해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3.2%로 상향되면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약속하면서 향후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반면 유로존은 앞길이 첩첩산중이다. 브렉시트 협상 문제로 향후 2년간 긴 협상에 돌입해야 하는데다, 이탈리아의 개헌 부결과 그리스 구제금융 중단, 은행권 부실대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상반된 통화정책도 달러 강세, 유로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편 내년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내년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시장으로서는 강력한 긴축 신호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3월 말에 종료될 예정이었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 '1유로=1달러' 목전…"달러 고평가" 지적도

미 국채와 독일 국채의 금리 격차가 약 25년래 가장 크게 확대된 것도 달러 강세, 유로 약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10년물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 2012년 초 0%포인트(p)에 가까웠으나 최근 2.29%p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미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너무 크다"며 "금리 차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더라도 달러 랠리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독일 국채의 금리 격차가 몇달간 지속됐던 경우는 지난 1979년과 1997년에도 있었다"며 "당시 달러 가치는 30%, 20%씩 올랐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달러와 유로 가치가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등가)'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간스탠리(MS)와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에 유로-달러 패리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TD증권의 네드 럼펠틴 유럽 외환전략 부문 책임자는 내년 초반에 1유로 가치가 1달러(패리티)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유로/달러 환율이 내년에 최소 0.95달러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한스 레데커 모간스탠리(MS) 전략가는 달러인덱스가 6% 상승할 것이며, 2018년 2분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5년간 유로/달러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강세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투자은행(IB) UBS는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올랐다며 지금이 달러를 매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아드리안 취리허 UBS 아시아 자산배분 부문 책임자는 달러가 지난 4년간 강세를 지속한 결과 유로대비 15~20%, 엔화에 대해서는 30% 가량 고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내년 유럽과 일본도 미국처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할 경우 유로와 엔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 부양으로 미국 재정적자가 커지면 달러 값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올리는 소식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이 없다면 달러 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일 금리차 확대로 달러/엔 120엔 접근.. 전망 '분기' 시작

달러/엔과 달러/위안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달러/엔의 급등 양상도 미국과 일본의 국채 금리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 것과 통화 수급의 변화가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급격히 전개되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이후라 앞으로 경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일본은행(BOJ)은 전날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존 자산매입 규모를 동결했고, 일본 경제 전망을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의 엔화 약세 전망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재료였다. 

대니얼 캣자이브 BNP파리바 북미 지역 외환 전략가는 "BOJ가 (일본 경기를) 우려할 경우 엔화 약세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에 대한 리스크가 있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에 대한 외환 전략가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노무라의 사사이 토루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 무역주의가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엔화가 강세로 급반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달러/엔이 내년 99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닛케이 베리타스의 이케다 유노스케 전략가는 내년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두 차례 이뤄지면서 달러/엔이 현 수준에서 완만하게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위안 추가 약세 '불가피'

중국 위안화는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자본과 금융수지는 712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상수지가 712억달러 흑자, 이 가운데 상품 무역수지가 1371억달러 흑자인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510억달러로, 5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즉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많고, 인민은행에서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 실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스 레데커는 "위안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중국의 자본수지도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분기에 달러/위안이 7.3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위안 약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헬렌 치아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대비 위안화 값이 내년 말에 7.25위안까지 하락하고, 2018년에 7.35위안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의 환율 전망치<자료=국제금융센터>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