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터 채권, 외환까지 등락 마비 증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린 8일(현지시각) 주식부터 채권, 외환까지 전세계 금융시장이 숨을 죽였다.
사전투표 결과가 주요 외신을 통해 타전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온통 선거에 집중된 가운데 주요 자산 시장이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이 마비된 모습을 연출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전날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 기대가 높아지면서 2% 이상 랠리했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장 초반 0.2% 내외의 약보합에 거래됐다. 주식시장의 손바뀜이 크게 위축된 한편 변동성이 실종된 양상이다.
유럽 증시도 몸을 낮췄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장 후반 0.2% 선에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영국 증시가 0.1% 소폭 오르는 등 적극적인 매매가 엿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는 1% 가까이 떨어졌고, 전날 2% 가까이 내렸던 금 선물은 0.3% 가량 완만하게 회복했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국채시장은 약보합권에서 움직임이 정체됐다.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등락 폭이 1bp에도 못 미치며 얼어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장 초반 달러 인덱스가 보합을 나타내고 있고,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0.2% 완만하게 내렸다. 전날 2% 이상 급등하며 약 2년래 최대 랠리를 펼쳤던 멕시코 페소화 역시 이날 0.3% 소폭 떨어지며 잠잠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사자’가 전날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9일 이후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선거 당일 최대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두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루카 폴리니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최근까지 주식 비중을 줄이며 보수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에 과도한 반응을 보일 때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타박 증권의 매트 말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손을 놓고 앉아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전날 숏커버링에 나선 트레이더들은 이날 차익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