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급 자체가 달라 비교할 수 없다”…르노삼성차 “차급 파괴 상태, 신형 그랜저 출시 후에도 SM6 선호도 이어질 것”
[뉴스핌=김기락 기자] 내달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M6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차급은 신형 그랜저가 준대형급, SM6는 중형급으로 다르지만, SM6가 준대형급의 소비자까지 겨냥한 만큼, 양사 간의 판매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달 2일부터 신형 그랜저의 사전계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내수 시장에서 반전을 일으킬 기대작으로 보고,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2011년 출시 후, 5년 만에 선보이는 6세대 모델이다. 현대차의 간판 차종이면서 한국의 대표하는 차종이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30년간 전 세계에 총 185만여대 판매됐다.
신형 그랜저는 외부 디자인과 주요 사양만 언론에 공개됐다. 여성적인 이미지의 곡선으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또 제네시스 EQ900과 G80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능 등을 ‘현대 스마트 센스’라는 이름으로 탑재하기로 했다. 직접 경쟁하는 기아차 K7은 직선이 강조돼 남성 이미지를 갖췄다.
SM6는 가솔린 2.0, 가솔린 1.6 터보, 디젤 1.5 세 종류다. 신형 그랜저는 가솔린 2.4, 가솔린 3.0, 디젤 2.2 등이며 내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두 차는 엔진 배기량과 차 크기 면에선 비교되지 않는다. SM6 길이는 4850mm, 신형 그랜저는 5000m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M6가 중형차임에도 불구, 신형 그랜저와 비교할 만한 이유는 르노삼성차가 ‘차급 파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중형차 경쟁을 넘어 상위 차종인 준대형차와도 경쟁하겠다는 게 르노삼성차 복안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까지 라이벌로 포함했다.
이 때문에 신형 그랜저와 SM6가 차 크기 및 엔진 등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차를 경쟁 관계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SM6 자가용 판매량이 높은 덕에 신형 그랜저와의 경쟁도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집계 결과, SM6는 지난 3월 출시 후, 지난달까지 총 3만6469대 판매, 국내 중형 자가용 판매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 쏘나타는 2만7244대에 그쳤다. 택시 및 렌터카 시장을 제외하면 순수 자가용 판매량 1위가 SM6라는 얘기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차급이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쏘나타, 그랜저, K5, K7 등 구입을 고민했던 소비자들이 SM6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SM6는 세그먼트(차급)와 디자인, 감성 품질 등에서 차별화했다. 신형 그랜저 출시 후에도 SM6에 대한 선호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차급 자체가 다르다. 비교할 수 없다”고만 했다. 올들어 월평균 그랜저 판매량은 4441대, SM6는 5800대로 집계됐다. 신형 그랜저는 내달 15일 출시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