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으로 활동에 적신호가 켜진 엑소 레이, B1A4 산들, 위너 남태현(왼쪽부터) <사진=SM엔터테인먼트·WM엔터테인먼트·뉴스핌DB> |
[뉴스핌=이지은 기자] 연예계에 건강주의보가 발령됐다. 그 중에서도 아이돌 건강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고열은 기본이고 크고 작은 부상, 수면부족으로 인한 실신부터 공황장애, 거식증까지 이어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12일 위너의 신곡 발표 무기한 연기 소식을 전했다. 멤버 남태현의 심리적 건강 문제 때문이다. YG 관계자는 “연습생 시절부터 앓던 심리적 건강 문제가 지난 몇 달 간 매우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남태현 군은 보다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숙소가 아닌 본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YG의 공식입장에 가요계가 충격에 빠졌다. 위너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은 아쉬움이 컸다. 우려할 부분은 연습생 시절부터 불거진 남태현의 심리적 건강 문제가 몇 달 사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위너뿐 아니라 11일에는 레드벨벳 슬기와 예리가 숙소로 복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곧이어 엑소 레이의 실신과 더불어 B1A4 산들이 고열로 녹화에 불참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산들은 감기로 인한 고열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불참했다.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는 다음날(12일) “열이 떨어져 컨디션이 많이 호전된 상태”라며 “오늘 스케줄부터 차질 없이 소화할 예정이며 추후 스케줄도 아티스트 컨디션에 따라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을 당한 여자친구 엄지(왼쪽)와 레드벨벳 예리와 슬기(오른쪽 위, 아래) <사진=뉴스핌DB> |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바로 엑소 레이의 실신이다. 레이는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 홋카이도로 떠나려던 중 고열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레이의 실신에 대해 “수면부족으로 인한 일시적인 기절”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휴식을 취하면 된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조치를 받았다. 공연 합류 여부는 콘서트에 참여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 컨디션 체크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레이의 소식을 접한 팬들은 소속사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멤버 컨디션과 무관하게 스케줄을 무리하게 잡았다는 것. 다수의 팬들은 “자기 회사 아이돌 쓰러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닐 텐데 제발 뭐 좀 깨닫고 멤버들 건강 챙겨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에는 여자친구 엄지가 잠정 활동 중단 소식을 전했다. 다리 통증으로 검진을 받은 결과 좌측 대퇴부 봉공근 염좌 진단을 받은 것. 이에 여자친구 측은 “엄지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분간 엄지를 제외한 5인체제로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퇴부 봉공근 염좌는 허벅지 근육이 외부 충격 등에 인해 늘어나거나 일부가 찢어지는 증상을 의미한다. 안무가 빠르고 격하기로 소문난 여자친구 멤버가 이 부상을 당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사실 여자친구 멤버들도 안무에 대해 부담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 위험한 동작이 많아 작은 실수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여자친구의 과격한 안무로 인해 부상당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활동을 중단한 크레용팝 소율(왼쪽)과 오마이걸 진이(오른쪽 위), 부상을 당했던 방탄소년단 랩몬스터(오른쪽 아래) <사진=크롬엔터테인먼트·뉴스핌DB> |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크레용팝 소율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만성피로로 인한 공황장애 초기 증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혀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지난달에는 방탄소년단 랩몬스터가 무릎에 이상을 느껴 무대에 오르지 못한 바 있다. 오마이걸 진이는 거식증, 에이프릴 현주는 호흡장애와 두통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처럼 아이돌들의 건강 이상 소식이 계속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빡빡한 스케줄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이돌들의 여유 없이 빠듯한 스케줄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여기서 오는 피로 누적, 부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컨디션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크고 작은 부상은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이돌의 ‘정신 건강’이다. 이 관계자는 "육체적인 피로나 부상도 문제인데,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아이돌은 더 심각하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티스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소속사를 향해 폭주하는 가운데, 연예계 전반에 들어온 건강 적신호가 언제쯤 꺼질 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