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장률 2009년 이후 최저 1.4% 기록할 듯
연준 12월 금리인상, ECB와 BOJ는 추가 완화 예상
한은 내년 25bp 금리 인하한 뒤 2018년까지 유지
[뉴스핌=김사헌 기자] 영국계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가 선진국 경제의 중기 전망이 부진한 가운데 정치 포퓰리즘 부상 등으로 정치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지만,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능력은 쇠퇴했다고 우려했다.
4일 피치는 격월간 발간하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제출하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7월 제시한 1.8%보다 훨씬 낮은 1.4%를 기록,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률 약화 배경으로 석유부문의 조정, 취약한 대외수요, 앞선 달러화 강세로 인한 제조업 수요 억제를 들었다.
피치는 한국 경제가 올해 2.8%, 내년 2.9% 그리고 내후년 2.8% 성장하는 등 중국 경제가 약해지면서 앞서 5년간 평균 3%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는 올해 말 1.1%, 내년 말 1.5% 그리고 2018년 말 1.8%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 한국은행(BOK)은 2017년에 한 차례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1.00%의 기준금리를 2018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 미국 금리 정상화 불구 한국은 내년 한 차례 금리인하 예상
한국 경제성장률 및 물가 금리 전망 <자료=피치> |
피치는 유로존의 성장률은 올해 초반에 고점을 지난 뒤 나아질 기미가 없고, 영국과 일본의 경제 전망도 강력한 중앙은행의 완화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주요 선진국의 앞으로 경제 전망은 잘해야 저성장, '그럭저럭 버티는(muddle-through)' 정도로 묘사된다고 설명햇다.
2016년부터 2018년 중기 전망으로 선진국 경제 성장률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기록한 평균 1.5%의 저조한 성장률보다 나아지기는 거의 힘들 것이며, 사실 경기 하방 위험은 점점 더 키지고 있다고 피치는 판단했다.
피치의 브라이언 쿨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수 선진국에서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앞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증가할 것이란 전조이고 유로존은 분리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등 앞으로 민간부문의 투자를 억제하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선진국 하방 위험 증가, 브릭스 등 거시여건은 개선
피치는 마이너스 금리 부담과 완화정책의 복잡성, 금리 소득계층의 수입 악화와 시장 왜곡 등으로 중앙은행이 부정적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능력이 줄어들었다면서, 당분간 재정 팽창을 통한 경기 부양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과도한 재정 적자 수준으로 인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우 올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점진적인 금리정상화로 나아가는 유일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ECB는 양적완화 일정을 내년 3월말보다 연장하며 매입 범위도 확대하고 BOJ는 기준금리를 2017년 말까지 마이너스 0.5%까지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그 동안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자리잡았던 신흥시장 경제는 여건이 나아졌다고 피치는 평가했다.
쿨튼 수석은 "브릭스가 다시 살아났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지만, 확실히 대형 신흥국 거시경제 전망은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 및 민간투자 감소 억제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러시아 경제도 안정을 찾고 있으며 브라질도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여건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피치는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