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자금 부동산 시장 유입, 자금 해외 이탈 증가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대도시를 휩쓸고 있는 부동산 광풍의 여파가 A주(중국 본토 증시) 증시 침체와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중국 평안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주택 매매 시장으로 대량의 자금이 쏠리면서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76% 하락하며 지난 8월5일 이후 7주만에 처음 300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의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한 시중 자금 회수를 계기로 유동성 고갈 우려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웨이웨이 평안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 투기 열풍은 증시 투자자들에게 있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A주 불마켓 당시 유동성이 증시로 쏠리면서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됐었던 것처럼 부동산 열기가 지속되는 한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해 약 5조위안의 저축과 7조위안의 신용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거 20~30% 대에 불과했던 주택 담보 대출 비중이 최근 60%대까지 치솟으면서 신용 대출 증가 추세를 가속화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월 중국의 신규 대출 규모가 8조9400만위안에 육박했는 데, 이중 민간의 중장기 대출이 총 3조6300만위안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 비율은 불과 26%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류스진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 센터 부주임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스타트업, 신흥산업 등 혁신 분야에 투자돼야 할 자금이 모두 부동산 시장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중국 사회 전반의 발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광풍이 위안화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인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던 대도시 주택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함에 따라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시선이 해외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급격한 자본 유출은 위안화 환율의 불안정한 흐름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의 중화권 담당 연구원은 후즈펑은 “중국 1선도시 주택가격 폭등으로 인해 해외 부동산이 대체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중국 내 자본유출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1~2선 도시의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급등한대 반해 미국 주요 동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5%대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 자문기업 시비리타드앨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들이 사들인 해외 부동산은 전년동기 대비 2배나 증가한 1075억위안으로, 아시아 투자자들이 체결한 총 거래규모의 60%에 달한다.
후 연구원은 또한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를 지연시키기 위해 환율 안정화를 희생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