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차례 파업…차량 10만대 이상 생산 차질, 금액으로는 2조2300억원 역대 최대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부결된 1차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이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전면파업은 올들어 처음이다. 동시에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전면파업은 현대차 대표 공장인 울산 공장을 비롯해 아산 공장과 전주 공장 등 전체 조합원 4만9000여명이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사측에 임금협상 추가안을 제시하라는 압박이다. 올들어 노조의 파업 횟수는 19차례로, 생산 차질은 2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손실 규모다.
26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하루 1조와 2조 근무자 모두 전면파업을 벌인다. 27일부터 30일까지는 매일 6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파업 당일 선거구별(부서별)로 단합대회를 연다. 현대차의 평일 근무형태는 1조 근무자가 오전 6시 45분 출근해 오후 3시 30분까지 일하고, 2조 근무자는 오후 3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0시 20분까지 일한다.
노조는 사측에 임금을 올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2차 잠정합의안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라며 “회사는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내라”고 촉구했다.
사측은 노조의 전면파업에 대해 “노사가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놓고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는 이유로 추가 제시를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노사간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되는 실망스러운 행위”라고 받아쳤다.
노조는 올들어 총 19차례 파업, 차량 10만1400여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사측은 이로 인해 총 2조2300억원 규모의 매출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금액으로 보면, 파업에 따른 역대 최대 손실 규모다.
노조는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후 해마다 크고 작은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어왔다. 2006년 파업 때는 총 33일간 파업에 돌입, 1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 손실액이라는 불명예에 올랐다. 지금까지 파업에 따른 직접적인 손실액은 총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합의했으나 3일 후 이어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의 반대로 부결됐다.
부결 이유는 임금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적다는 노조 기류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15만2050원 인상(기본급 대비 7.2%·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을 요구해왔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5년 임단협에서 임금 8만5000원 인상 및 성과·격려금 400% + 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과 주식 20주 지급, 2014년에 합의한 임금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450% + 890만원 지급과 각각 비교되는 대목이다.
사측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이 불안하고, 현대차 해외 판매가 줄어드는 탓에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적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총 239만대 판매에 그쳐 올해 판매 목표인 501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번 3분기 역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차 부재 등 이유로 판매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인해 하반기 시장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며 “조속히 노사 협상이 마무리돼 하루빨리 정상조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