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 거래 전달대비 14% 줄어
4개월 만에 1000건 아래로..양극화 뚜렷해질 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견인했던 신규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 우려 및 미분양 증가 등 당분간 분양권 가치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수요층의 관망세가 늘었다. 게다가 작년부터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져 분양가 대비 웃돈(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다는 점도 거래가 주춤한 이유로 풀이된다.
31일 부동산업계 및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1~30일) 서울지역의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이 915건 거래됐다. 이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30.5건 수준이다. 전달(35.5건)과 비교해 14.0% 하락한 수치다.
이달엔 한 달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1000건을 웃돌다 4개월 만에 900건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송파구의 분양권 거래량이 가장 크게 줄었다. 전달 분양권이 250건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127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와 장지동 주변 위례신도시 거래량이 줄어든 탓이다.
송파헬리오시티와 위례신도시의 분양권 거래량은 213건에서 105건, 20건에서 13건으로 각각 줄었다.
은평구는 8월 132건이 거래되다 이달에는 62건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작년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이 대거 쏟아져 분양권 거래가 활발했다. 하지만 시장의 관망세가 늘어 거래량이 주춤한 상태다.
이 지역의 주요 거래단지는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 ‘힐스테이트녹번’과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 ‘힐스테이트백련산4차’ 등이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41건에서 29건으로, 성동구 131건에서 104건으로, 동작구 40건에서 24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아파트의 공급과잉 우려가 퍼지자 분양권 시장도 움츠러들었다. 공급이 더욱 늘어나 미분양이 증가하면 아파트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달(5만9999가구)보다 5.2% 증가한 6만3127가구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6만1512가구를 찍은 후 4월(5만3816가구)까지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이후 ▲5월 5만5456가구 ▲6월 5만9999가구 ▲7월 6만3127가구 등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반기 아파트 신규분양도 적지 않다. 미분양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하반기 19만여 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보다 25% 많은 물량이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층이 많아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청약시장에 도전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
리얼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실장은 “주요지역의 분양권 웃돈이 1억원 넘게 뛴 데다 미분양도 증가 추세에 있어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층도 시장 상황을 잠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많다”며 “주택경기가 한순간에 꺼지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공급과잉 지역 및 지방은 투자열기가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분양은 청약 열기가 이어지겠지만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