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결과, 국가직무능력표준 활용 26% 불과
[뉴스핌=황세준 기자] 기업들의 직무능력 중심 채용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학벌 등 스펙 중심 채용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력서에 가족관계 등 불필요한 사항을 요구하는 관행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으로 '기업 채용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2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자격(54.9%), 학력(34.8%), 인턴경력(28.0%) 순이었다.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학력보다 자격 비중이 더 높았고 10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학력과 자격을 동일 비중(43.8%)으로 꼽았다.
입사지원서에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78.8%의 기업이 가족관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요구 비율은 중소기업일수록 높았다. 50~299인 기업의 경우 82.9%에 달했고 300~999인 기업은 72.2%, 1000인 이상 기업은 62.5%였다.
기업들의 다른 주요 스펙 요구 비율은 학력 94%, 학점 60.2%, 어학점수 49.4%, 어학연수 37.5%, 자격사항 86.1%, 공모전 31.5%, 인턴경력 60.6%, 사회봉사 23.4% 등이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스펙에 대해 요구하는 비율이 높다. 어학점수의 경우 50~299인 기업은 43.4%, 1000인 이상 기업은 77.1%로 차이가 났고 사회봉사의 경우도 1000인 이상 기업 41.7%인데 비해 50~299인 기업은 19.3%에 그쳤다.
이와 함께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8.5%였으나 NCS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예정인 기업은 26%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48%)‧도소매/유통업(45%)‧제조업(26%)에서 NCS를 활용할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CS 활용분야는 채용(16%), 재직자 훈련(10%), 배치‧승진(7%) 순이었다.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기업들이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아직도 대기업 중심으로 직무와 무관한 스펙 등을 요구함으로써 청년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기업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일반 스펙은 과감하게 버리고 직무능력에 우선해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더 공평한 기회의 문을 열어누는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종갑 대한상공회의소 공공사업본부장은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도입하고자 하는 중견·중소기업은 정부와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컨설팅과 교육을 활용하면 매우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직무능력을 우선해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내년 모든 공공기관에 NCS 기반 능력중심채용을 도입하고 중견·중소기업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해 우수사례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