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국 관계 중요한 시점…개방 지속하길 원해
[뉴스핌= 이홍규 기자] 중국 정부가 180억파운드(약 25조8658억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를 돌연 연기한 영국 정부에 대해 강한 어조로 경고장을 날렸다.
지난 8일 중국의 류 샤오밍 영국 주재 대사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지금, 중국과 영국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시점에 놓여 있다"며 "영국이 중국에 문을 계속 개방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국 정부가 "힝클리 포인트 원전 사업을 계속 지원하길 희망하며,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힝클리 포인트 원전 계약은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400억파운드의 투자금을 제공키로 하면서 성사됐다. 프랑스 국영 기업 EDF가 건설하고 중국 측 컨소시엄이 일부 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계약일을 하루 앞두고 이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당초 예정에 없던 중국 기업이 사업에 개입한 사실 때문에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문은 메이 총리의 프로젝트 연기는 중국에 대한 태도 변화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전례없던 양국간의 긴밀한 관계를 두고 데이비드 카메론 전 총리와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을 '드림팀' 리더십이라고 간주했었다고 FT는 전했다.
류 대사관은 "지난 5년간 중국 기업들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합친 규모보다 영국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면서 "영국이 힝클리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을 내렸을 때 신뢰와 존중이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질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핵심 정책 고문인 닉 티모시는 힝클리 프로젝트로 영국의 안보 문제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국영 기업의 힝클리 사업에 대한 관여는 영국의 에너지 생산을 마음대로 차단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닉 티모시는 이전에도 중국의 통상, 인권, 안보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31일 짐 오닐 재무차관은 이 같은 메이 총리의 대(對)중국 전략에 반기를 들며 사퇴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이날 FT는 오닐 재무차관이 메이 총리의 해명이 없다면 9월에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