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 통화완화 전망에 수익률 14년레 최저
[뉴스핌=강소영 기자]
글로벌 자금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독일, 프랑스 등 각국의 국채 발행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채권 시장에서도 10년물 국채 발행금리가 1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券報 상해증권보) 등 복수의 중국 경제 전문 매체에 따르면, 3일 중국 재정부가 발행하는 10년만기 국채가 발행금리 2.74%로 낙찰됐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로는 2002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발행 규모는 358억1000만위안이었다.
최근 중국 국채 금리 하락 주기는 2014년부터 시작됐다. 근 2년 간 10년물 국채 발행금리는 4% 수준에서 2.7%대로 낮아졌다.
시중 투자자금이 그간 채권시장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시중 자금이 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 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시장의 향후 중국 및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저우원위안(周文淵) 궈타이쥔안증권(國泰君安 국태군안) 이사는 "채권 금리 하락은 경제 성장률 둔화와 관련이 있다. 실질 경제성장 속도와 물가 수준 하락이 채권 금리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2014년 부터 지금까지 채권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며 채권 시장이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반년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가 축소되는 추세인데, 이는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다량의 시중 자금이 장기 국채 투자에 집중된 결과다.
3일 발행된 국채 금리를 보면, 3개월 국채는 2.1%, 1년 3년 5년 7년 10년물 금리는 각각 2.22%,2.43%,2.58%,2.77%와 2.74%를 기록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도 채권 시장 강세의 주요 원인이다. 최근 연속 2거래일 인민은행이 자금 순회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3일 상하이 은행간 대출금리(시보금리)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시보금리 하락은 시중에 자금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채권 시장 활황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밖에 신용채 시장 불안, 글로벌 투자자의 위안화 자산 선호 강화 등도 중국 국채 수요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들어 국유기업 회사채가 연이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빠지며 기업 신용채 리스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훨씬 안전한 국채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것.
또한 외국자본의 중국 채권 시장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외국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중국 국채 규모는 3219억위안으로 2015년 말의 2484억위안보다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10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앞두고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채권시장 개방 확대와 맞물려 중국 국채에 투자하는 외국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중국 국채 금리의 하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일본 등 외국의 국채 수익률이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중국 국채 시장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따라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왕칭(王擎) 시난재경대학(西南財經大學) 중국금융연구센터 주임은 "시중 유동성이 대체로 풍부한 상황인데, 시장에는 안전자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자금이 위험회피를 위해 안전자산인 국채로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