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 관건은…이란·이라크 산유량 동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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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 2월 글로벌 상품시장은 부문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에너지 부문은 지난달 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이 반등한 데 힘입어 소폭 상승했고 금속 부문도 3% 넘게 올랐다. 반면 곡물 부문은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하락했다.
금은 연초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 속에 화려하게 부상하면서 안전자산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금 선물가격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9.3% 급등, 197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9개 주요 국제상품 가격을 종합한 CRB지수는 지난 2월 동안 2.1% 하락했다. 반면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지수는 1%의 소폭 반등을 보였다.
◆ 유가, 이란·이라크 동결 가능성 '주목'
원유 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주 재료로 작용하면서 지난달에 등락을 반복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 5% 감산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초 33달러 선까지 5% 급등했다. 그러나 OPEC에서 아직 감산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발언이 나오자 유가는 다시 26달러 대로 급락, 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러시아와 사우디의 회의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는 급등, 그 어느 때보다 감산 기대가 높아졌으나 결국 회의 결과는 '감산'이 아니라 지난 1월 생산량 기준으로 생산량을 '동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 관련 합의에서 러시아와 사우디가 아닌 이란과 이라크의 참여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최대 100만배럴 증산을 계획한 상태이며, OPEC 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향후 5년 안에 일일 700만배럴로 증산할 계획이다.
석유 생산량이 실질적으로 변동하는 데는 이들 국가들의 생산량 동결 참여가 주요 요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란은 자국의 생산량이 서방의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산유량 동결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역시 생산 동결에 동참할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한편 닐 애트킨슨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석유시장 부문장은 "국제유가가 바닥을 지났다"고 전망해 향후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저유가 압력으로 미국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세계 원유시장이 내년에 다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원유시장 균형은 2018년으로 1년 미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국제금융센터> |
◆ 금, 명불허전 '안전자산'…관건은 미국 금리 결정
국제유가와 증시의 부진에도 금값은 거침없이 상승했다. 연초부터 세계 경기와 주식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금 선물가격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9.3% 급등하며 주요 원자재 중에서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과 더불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 같은 기간 달러대비 5.5% 상승, 미 국채가 2.9% 상승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금은 원자재인 동시에 가치저장 수단으로, 현재 시점의 수요와 공급은 물론 미래에 대한 기대치까지 반영해 가격이 결정된다. 또 주식·채권과 달리 이자나 배당금은 없지만, 이들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값을 결정짓는 주요 재료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여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 금 매수세가 몰린 데에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한 몫 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금값이 계속 치솟을지는 불확실하며 금 상승을 부추기는 경제 공포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연말까지 1000달러에 머물어 4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