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센호 인공섬 영해 진입 등 '대중국 경고'
[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 분쟁지역 내에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유인섬 영해 내로 사전 통보없이 항해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방부 고위관계자를 인용, 미 해군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호가 이날 남중국해 시사군도(西沙群島, 서사군도, 파라셀(Paracel)제도)의 중지엔도(中建島, 트리톤(Triton)섬) 인근 12해리 이내를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타이완 등 영유권을 주장하는 3국에 사전통보 없이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다낭에 정박한 미 해군 커티스 윌버 구축함 <사진=미 해군 공개> |
이 같은 미국 구축함의 분쟁지역 섬 영해 내로의 진입은 중국의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및 태평양으로의 진출 확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미국이 타국의 영유권 주장이 과도하다고 판단할 때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수행하는 군사 작전을 '항행의 자유 작전(Freedom of Navigaion operation)'이라고 부른다.
이는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해서 미국이 특정국가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협행위를 동반하지 않고 자국 선박과 항공기의 무행통항권을 가진다는 원칙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상당수의 나라들은 자국 영해 내에 타국 선박과 항공기가 진입할 경우 사전에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제네바에서 채택된 영행에 관한 조약에는 무행통항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외국군함의 통항권에 대해서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날 WSJ지의 보도에 의하면, 미 해군 당국자는 커티스 작전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윌버호가 약 3시간 가량 중지엔도 12해리 이내 지역에서 항해 작전을 펼쳤으며 중국 해군은 당시 주변지역에 출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윌버호가 중국과 여타 국가의 선박과 특정한 교신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미국 정부와 군을 이번 작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중국 정부도 이번 상황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구축함 라센호를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 남사군도, 스프래틀리(Splatly)제도) 내의 인공섬 주비자오(渚碧礁,수비 환초) 12해리 이내에 진입시키고 적략폭격기 B-52를 근접 비행하도록 위협적인 작전을 벌여 중국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마찰을 일으켰다. 당시 중국은 미군의 작전에 대해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9월에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했을 당시 인근 베링해의 알류산열도 내의 미국 영해 12해리 이내에 사전통지 없이 5척의 군함을 진입하게 한 뒤 '무해통항(無害通航, innocent passage)'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