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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은 도박중' 중국증시 모럴헤저드로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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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주가조작 선물투기 시장리스크 키워

[뉴스핌=이승환 기자] 온갖 불탈법이 기승을 부리면서 중국 증시가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뇌물수수와 내부자거래, 악의적인 공매도와 주가조작 등으로 인해 중국증시의 투자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도적적 해이는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 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증시와 관련해 사법당국으로 이송된 사안이 전년대비 두배나 증가한 273건으로 집계됐다. 약 767개 기관과 개인이 연루됐다. 이 과정에서 집행된 벌금 규모가 지난 10년치를 다 합친 것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최근 증시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바이두>

◆ '쩐의 유혹' 앞에 증권 거물 줄줄이 낙마 

지난 26일 기율 위반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던 양쩌주 창장증권(長江證券) 이사장이 우한(武漢)시에 위치한 12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우한시 공안(公安)은 양 이시장이 유서를 남긴 점을 미뤄 투신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창장증권은 지난 7일 공고를 통해 양 이사장이 후베이성(湖北省) 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창장증권 이사회측은 조사 통보를 받은 후 이후 양 전 이사장을 모든 공직에서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양 이사장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반복된 허위 연구보고서 작성으로 불거진 창장증권 보고서 위조 사안에도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중국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양 이사장이 과거 8000만 홍콩달러를 횡령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월에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中信證券)이 내부자 거래 파문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청보밍 사장 등 고위 경영진 12명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체포됐다. 임직원들의 실적 부풀리기와 불법 주식거래 개입 사실도 밝혀졌다.

같은 달 중국 사모펀드 업계 거물 쉬샹 택희펀드(澤熙基金) 회장이 불법적인 내부 정보 취득과 주가 조작 혐의로 공안 당국에 체포됐다. 운용자산 규모가 15억7000만달러(1조7885억원)에 달하는 쉬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폭락장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한해 중국 금융권에서만 38명의 고위층이 불공정 행위에 개입으로 인해 낙마했다고 전했다. 내부거래, 주가조작은 물론 공문서 위조, 개인 횡령 등 다양한 위법 혐의가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유명 여성 경제학자 류주웨이는 ▲증권사들의 내부거래 ▲공모·사포펀드의 주가조작 ▲기관과 상장사가 결탁한 악의적 공매도 ▲무분별한 신용대출 등 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시장 전반에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수사로 봉쇄된 금융기관 <사진=바이두>

◆증권업계 도덕적 해이 사상 최악

지난해 중국 증권업계의 내부거래, 주가조작 등 증시 위법행위 관련 처벌 건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당국의 사정 강도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증시가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기관들의 투기 성향이 강해진 탓이다.

증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증시와 관련해 사법당국으로 이송된 사안이 전년대비 100% 증가한 273건으로 집계됐다. 약 767개 기관과 개인이 연루됐고 약 54억위안의 벌금이 징수됐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집행된 벌금을 다 합친 것보다 1.5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발생한 주가 조작 사안이 71건으로 전년대비 373%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출금금지 조치에 취해진 개인만 288명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와 공시불이행도 각각 85건, 6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국 기관들의 불공정 행위는 상하이지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다.

지난 2014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상하이지수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증권사들은 자격 미달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식 신용융자를 제공했다. 동시에 레버리지 비율이 최대 1:10에 달하는 장외 불법 신용거래 자금의 유입도 묵인했다.

이기간 상하이증시 전체 시가총액 중 신용거래 자금의 비중이 3.2%까지 증가했다. 장외 불법 융자 잔액도 사상최대 수준인 1조~2조위안까지 치솟았다. 당시 장외 불법 융자를 중계하는 업체가 1만여개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주로 유입된 장외 불법 신용거래 자금은 지난 6월 시작된 A주 파동의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폭증한 장외 불법 융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시작되자 관련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주가를 끌어 내린 것. 이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큰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A주가 급격한 조정주기에 진입하자 증권사와 공모·사모 펀드는 시장 혼란을 틈탄 악의적 매도세력(쇼트셀러)에 가담하기도 했다. 주가를 떨어뜨려 수익을 올리는 공매도와 선물시장을 통한 불공정 파생상품 거래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 최소 10개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이 같은 거래에 개입한 혐의로 당국에 소환됐다.

중국정부로부터 증시 부양의 역할을 부여 받은 기관 중 일부가 오히려 이 같은 정보를 이용해 차익실현에 나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증시 부양에 투입된 21개 증권사 중 중신, 궈신(國信), 하이퉁(海通) 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내부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 내부인사들이 외부 세력과 공모해 증시의 취약점을 공격함으로써 국가의 금융안정기반을 흔들어놓고 증시에 투입될 안정자금에 눈독을 들였다”고 지적했다.

◆불공정행위 시장리스크 키워, 투자자 피해 불가피

중국 증권업계의 불공정 행위는 어김없이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시장의 가격이 왜곡되는 것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대규모 자금이 동결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분야의 한 전문가는 "장외 신용융자 폭증, 내부거래, 주가조작, 선물시장 투기 등 중국 증권업계의 불공정행위가 지난 한해 중국증시가 심하게 출렁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중신증권, 국신증권, 해통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내부자 거래 조사 착수 소식이 전해지자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5% 넘게 폭락했다.

쉬샹 택희 펀드 회장이 주가조작 연루됐을 때에도 일명 쉬샹 테마주가 일제히 폭락하는 동시에, 관련 종목의 주식이 동결되며 그 피해가 투자자들까지 확산됐다.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증권 당국은 지난해 11월 12일 쉬샹과 관련 있는 화리쟈주(華麗家族), 닝보중바이(寧波中百) 등의 주식을 2년간 동결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가 총 10억달러 이르는 주식이 동결됐다.

중국 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만큼 '작전'으로 인한 시장왜곡 현상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국 증권 당국이 20억위안 규모의 벌금을 동원해 작전세력에 철퇴를 가했다. 투기자금이 몰리며 시장과 동떨어진 흐름을 연출한 종목들의 거래내역을 수사해 주가조작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당시 작전주로 지목된 대표적인 종목인 터리A(特力A)는 지난 9월 이후 20거래일 동안 16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1개월도 채 안돼 주가가 300% 가까이 뛴 것이다. 당시 터리A와 함께 적발된 하이신식품(海欣食品)과 뤄양유리 (洛陽?璃)의 주가도 한달 새 20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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