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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당국이 20억위안의 벌금을 동원해 일명 '요괴주(妖股,야오구)'에 철퇴를 가했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26일 전했다. 요괴주란 중국 증시에서 특별한 재료나 테마가 없는 상황에서도 급등하는 등 시장과 괴리된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을 말한다.
지난 26일 A주 증시는 주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상하이·선전지수 모두 강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터리A(特力A), 메이안지상(梅雁吉祥), 뤄양유리(洛陽玻璃), 하이신식품(海欣食品) 등 종목이 잇따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 회의개막 등 호재에도 불구, 0.5%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날 하한가를 기록한 터리A, 하이신식품, 뤄양유리 등은 대표적인 요괴주로 꼽히며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종목들이다.
이 중 터리A는 지난 9월14일 이후 20거래일 동안 16차례 상한가를 나타내며 주가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이신 식품과 뤄양유리의 주가도 9월중순부터 지난 23일까지 한달 새 2배 이상 폭등했다. 특히 마이안지상의 경우 지난 8월5일부터 17일까지 9거래일 동안 100% 넘게 상승했다.
이 기간 중국증시는 불안정한 조정 흐름을 이어갔고, 종목별로 특별한 호재나 테마도 없었지만 투기자금이 몰리며 시장과 동떨어진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때문에 주가 조작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터리 A등 요괴주가 잇따라 하한가를 기록한 데 대해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23일 주가 조작에 대한 처벌을 결정한 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증감회는 지난 23일 주가조작 사례 12건을 적발, 20억 위안(약 3천53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증감회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경로를 통한 주가조작으로 증시 불안을 악화시킨 사례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적발된 기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가조작으로 벌금이 부과된 기관 중 일부가 터리A 등 요괴주로 알려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경보는 터리A 종목을 보유한 한 개인투자자를 인용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벌금이 부과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요괴주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 매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한달 규정을 위반한 거래 행위에 대해 대대적을 철퇴를 가하고 있다. 증감회는 최근 한달 매주 금요일 회의를 열고 주가 조작관련 처벌자 명단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14년 한해 동안 총 4억6800만 위안이 벌금으로 부과된 데 반해, 지난 9~10월 2개월 새 43억위안의 벌금형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덩거 증감회 대변인에 따르면, 증감회는 지난 4월 이후 약 180여일 간 106개 위법 사안을 적발한 뒤 과반 이상의 안건에 대해 행정처벌을 집행했다. 이중 22개 사안이 공안에 넘겨졌고 93명의 혐의자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국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증감회의 위법거래 처벌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처벌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 6월 대폭락을 계기로 암암리에 움직여 온 증감회의 적발 및 처벌 관련 부서가 전면에 내세워졌다”고 분석했다.
둥덩신 우한과학기술대학 금융증권연구소장도 “증감회의 감독처벌이 제도화, 격식화, 정례화하고 있다”며 “중앙순시조의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내 부정부패 행위를 집중적을 감독하는 중앙순시조는 현대판 포청천으로 불리며 지난 2013년에만 1900건에 가까운 비리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