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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오피스’ 고아성 “만만한 배우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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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영화 ‘설국열차’(2013) 속 환각제 크로놀, ‘우아한 거짓말’(2013)에 등장한 빨간 털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2015) 신혼 방에 걸려있던 ‘부당한 법은 법이 아니다’란 액자.

배우 고아성(23)에게는 독특한 버릇이 하나 있다. 바로 촬영할 때마다 소품을 하나씩 가지고 오는 것. 자신이 그려낸 캐릭터와 이별하는 하나의 과정이자 훗날 작품을 추억하는 그만의 방법이다. 당연히 선택된 소품들은 그만큼 작품과 캐릭터를 잘 나타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원증을 챙겼다.

고아성이 첫 스릴러 ‘오피스’를 통해 인턴사원으로 돌아왔다. 3일 개봉한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에 찍히면서 시작되는 영화. 그날 이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 반, 개봉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반이에요. 항상 영화 만들 때마다 개인적인 기대는 끝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관객의 반응은 기다려져요. 은근히 공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국내에서 첫 블라인드 시사 할 때도 재밌었던 게 사람들이 ‘저 사람은 우리 회사에 누구야’라고 대입을 하는 거예요. 한국에서만 가능한 반응이었죠(웃음).”

극중 고아성이 연기한 캐릭터는 대기업 비정규직 인턴 이미례다. 정직원을 꿈꾸며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지만, 지나치게 열심히만 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상사들에게는 미운털이 박히는 건 당연지사. 결국 회사는 새로운 인턴사원을 채용하고 미례는 정직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달라요. 물론 사회, 계급적으로는 여전히 약자지만 미례는 안타깝게 정신력도 약한 친구죠(웃음). 자기발전도 못하고 내세울 것도 없는 슬픈 캐릭터랄까. 연기할 때도 이런 면을 파고들었는데 어느 순간 자기 연민을 느끼게 됐어요. 원래 제가 그랬다는 걸 깨달았죠. 한편으로는 열심히 하는 것만이 미덕은 아닌 거 같아 슬펐고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이런 흐름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굉장히 무기력하게 만드니까요.”

어쨌든 (영화적 결론을 떠나서)노력형이란 점에서 고아성은 미례와 닮은 부분이 있었고, 그렇기에 이해도 쉬웠다. 하지만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았으니 낯선 점이 더 많았다. 그나마 촬영 당시 주위에 인턴을 하는 언니, 친구들이 많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때로는 폭넓은 이해를 위해 부장으로 일하는 지인에게 조언했다.

“해보지 못했으니까 주위에 많이 물어봤어요. 그 친구 중에 몇 명은 정직원도 됐고요. 비록 야근하느라 시사는 못 왔지만. 근데 전 회사 생활은 잘 못할 듯해요. 경험해봤다고 해서 잘하는 건 아니니까. 그럼 출산(고아성은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출산 연기를 했다)도 잘하게요?(웃음) 그래도 지옥 같은 회사생활에 어마어마한 동료애가 있다면 또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2006년 ‘괴물’을 정식 데뷔로 치더라도 어느새 9차 배우가 됐다. 하지만 고아성은 여전히 자신을 배우라는 회사의 ‘인턴’이라고 칭했다. 당연히 혼자만의 착각(?)이다. 매해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그는 도전 혹은 하드코어라는 단어가 제법 잘 어울리는 배우니까. 게다가 올해는 ‘풍문으로 들었소’부터 ‘뷰티 인사이드’ ‘오피스’까지 쉴 새 없이 대중과 만나며 다작 배우 반열에도 올랐다.

“예전에는 일 년에 한 작품만 하고 충분히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면을 다잡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겼죠. 근데 이제 빨리빨리 새로운 걸 요구하는 시대가 되면서 점점 배우들이 자주 비추는 트렌드가 됐는데 이게 시대에 맞는 거 같아요. 저도 이 패턴이 맞고요. 사실 따지고 보면 작품 사이 텀도 자기만족을 위해서 뺐던 시간이니까요.”

고아성은 이런 흐름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듯 ‘오피스’ 홍보 활동과 함께 차기작 촬영에 한창이다. 임시완과 함께하는 신작 ‘오빠 생각’은 1950년대 초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한 감독과는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봉준호 감독님도 그렇고 이한 감독님도 그렇고 만만해서 저를 계속 찾는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그리고 이게 제가 꿈꾸는 배우의 모습이고요. 진심이에요.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만만한 배우 말이에요. 할리우드 진출이요? 안 그래도 미안해 죽겠어요. 지난해에 해외 에이전트랑 계약했는데 국내 일정 때문에 못 갔거든요. ‘오빠 생각’ 끝나면 바로 미팅하러 갈 생각이에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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