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발 환율전쟁] 환율전쟁에 발 뺀 한은..기준금리 동결

기사입력 : 2015년08월13일 18:27

최종수정 : 2015년08월17일 10:43

"위안화 절하 영향 복합적..지켜봐야"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사실상 환율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환율을 금리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지론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13일 이 총재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가치 절하가) 국내 경제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상당히 복합적이며 앞으로 흐름을 지켜보겠다"며 "환율은 시장에서 수급과 그 나라 기초경제여건을 반영해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금통위 직전 위안화 절하 이슈가 불거지는 바람에 한은 금리 결정에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달 기준금리는 연 1.50%로 만장일치 동결됐다.

전문가들은 동결 결정이 바람직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고, 특히 위안화 여파로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금리 인하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어서다. 금리정책 대응이 오히려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심화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대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것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이 총재의 이런 판단은 우선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에 큰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축통화일 경우 금리정책에 따라 환율효과가 쉽게 가시화되지만 원화는 달러화 등 외부 요인에 복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금리는 환율정책 수단이 아니다. 기축통화의 경우 금리 인하로 영향을 크게 받지만 원화는 효과가 거의 없다. 원화는 대체로 달러 강세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 전반에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정책은 경제성장률이나 물가를 보며 하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굉장이 위험하며 잘못된 행위일 수 있다"며 "금리 동결은 시장에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위안화 절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중국과 우리나라가 단순 경합관계가 아닌 가공무역 교역의 비중이 높은만큼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중국 수출현황이 개선된다면 우리나라 수출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긍정적인 요인이 커질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위안화 평가절하는 우리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마침 이날까지 위안화 고시환율이 3일 연속 조정되자 추가 절하는 당분간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 동향에 부담을 느낀 중국 인민은행(PBOC)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적인 큰 폭의 위안화 가치 절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오늘도 위안화 고시환율이 절하됐지만 어제와는 기류가 다르다. 어느정도 절하기대가 충족돼 가는 모습"이라며 "추가 절하는 당분간 없을 가능성도 있어 한은도 즉각적인 대응보다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 경기 반등 효과도 있고 추경 효과도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며 "위안화 절하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있다. 시간이 지나면 부정적인 영향보다 긍정적 영향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수준으로 증가한 점도 동결 요인으로 꼽았다. 메르스로 휘청였던 소비심리가 개선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 점도 한은의 경기 개선 확신을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금리정책 대응을 유보하면서도 하반기 국내 경제에 국내리스크보다 대외리스크의 영향이 더 크게 점쳐진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나 중국 경제 불안까지 겹쳐 일부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이 현실화되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다"며 "또한 환율 변동폭과 변동속도가 쏠림현상에 의해 과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