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스지수 제약주, 연초 대비 22% 상승…거품론 솔솔
[뉴스핌=배효진 기자] 1년 새 30% 가까이 오르며 랠리를 펼치고 있는 일본 증시에서 단연 눈에 띄는 투자처는 제약주다. 제약주는 신약 개발 및 허가, 인수합병 등에 힘입어 일본 증시에서 놀라운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제약 실험 <출처=블룸버그통신> |
올해 들어 일본 토픽스 지수에서 제약사들의 주가는 6일(현지시각) 기준으로 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 초반의 상승률을 보인 토픽스 지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특히 토픽스 제약주 주가지수(코드: XX IOO47)는 지난달 24일 2803.59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제약주들의 랠리가 일본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바닥을 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이날 기준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34%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제약주들의 배당 수익률은 2.4% 수준이다.
이치요시 자산운용은 "펀드 매니저들은 낮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국채에 비해 높은 배당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제약주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쓰시게 아키노 이치요시자산운용 이사는 "제약주는 안정적인 실적을 보임에도 변동성은 낮아 투자자들에게 국채를 대신할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 제약사들의 주가는 최근 신약 개발·허가 및 글로벌 제약사와 제휴 등 잇따른 호재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있다.
6일 기준 알츠하이머 치료개발사 에이사이(종목코드:4523.T)의 주가는 연초 대비 무려 78.80% 폭등했다.
같은 기간 시오노기 제약(종목코드:4507.T)과 오노 약품공업(종목코드:4528.T) 역시 각각 30.88%, 22.82% 급등하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스마트베타 투자전략'을 취하는 글로벌 연기금들이 급증하는 것도 제약업종 강세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겐토쿠 기요카와 BNP파리바 투자운용 대표는 "글로벌 연기금들이 시가총액이 아닌 변동성이나 배당 등을 우선 순위로 고려하면서 제약주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베타'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 구성이 아닌 변동성이나 배당 등 비가격적 요소를 고려해 지수를 구성, 위험과 수익률 간 균형을 제공하는 투자전략을 말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제약주들의 고공행진이 결국 거품에 불과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리차드 휘트홀 알투스캐피탈 펀드 매니저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제약사들의 밸류에이션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거품으로 결코 지속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 결과, 최근 일본 제약주들의 밸류에이션은 예상 실적 대비 33배까지 올랐다. 17배를 보인 토픽스지수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블룸버그 조사에 응답한 애널리스트 18명 중 12명은 최근 주가가 78% 치솟은 에이사이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도'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