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백악관과 지나치게 긴밀한 관계 유지"
[뉴스핌=배효진 기자]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을 2011년 당시 구글 주요 임원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잦은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또 미국 연방무역협회(FTC)가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도 최종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는 것도 추가로 밝혀지면서 구글이 대규모 로비를 펼친 것 아니냐는 '구글게이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구글 로고 <출처=구글 홈페이지>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백악관 방문기록을 분석한 결과, 구글의 주요 임원들이 백악관 고위직 인사들과 꾸준한 만남을 가져왔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012년 FTC가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던 당시,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와 FTC 고위 관계자가 수 차례 만남에서 문제를 논의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피트 라우즈 백악관 선임 고문 등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 방문록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구글 관계자들이 백악관을 찾은 횟수는 무려 230회다. 특히 구글의 로비스트인 요한나 셸튼은 백악관을 60차례나 방문했다. 반면 미국 내 최대 케이블 TV 사업자 컴캐스트의 임직원이 백악관 방문횟수는 20차례에 불과했다.
제니퍼 프리드먼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직원들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기업의 중역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진다"며 "이런 만남은 백악관이 주요 정책에 대한 외부의 시각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다.
니키 크리스토프 구글 대변인은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WSJ는 백악관이 특정 기업이나 기관과 법 집행을 두고 얘기를 나누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FTC 내부에서 구글이 인터넷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경쟁업체에 부당한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2013년 FTC는 최종적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WSJ는 FTC 내부 관계자를 인용, 혐의가 인정됐다면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 이후 최대 규모의 반독점법 위반 사건으로 기록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FTC 판결 이후인 2014년 구글의 로비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 대응정치센터 조사 결과, 구글이 지난해 로비에 쓴 자금은 1680만달러로 반독점법 조사 전인 2010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났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