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콘텐츠 수급 비용 오른 탓
[뉴스핌=김기락 기자] SK브로드밴드ㆍKT 스카이라이프ㆍCJ헬로비전 등 유료방송사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각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VOD(주문형 비디오) 등 콘텐츠 수급 비용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신장세를 기록했다.
CJ헬로비전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703억원과 10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56억5500만원으로 67%나 줄었다.
실적 감소의 요인은 VOD 매출 증가에 따른 콘텐츠 수급 비용이 늘어났고,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에 대해 투자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수익성 안정화와 방송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전송망을 교체했다.
CJ헬로비전은 실적악화를 딛고 올해 모바일 사업 비용을 줄여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적자를 봤는데 적자폭은 개선돼왔다”며 “지난해 가입자수가 늘어 올해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지난해 말 83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만3000명이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의 실적도 CJ헬로비전과 다를 바 없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은 2조6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5% 감소한 58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65% 급감한 43억원에 머물렀다.
HMC투자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과 SK텔레콤향 유선망 매출 감소 등이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상파 재전송 수수료 등 각종 비용 문제가 변수”라고 분석했다.
유료방송사는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TV 방송사와 지상파 방송 콘텐츠 재전송료(CPS)에 대해 협상 중이지만 적정 수준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 실적도 하락세다. 스카이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6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올랐다. 영업이익은 23.6% 감소한 778억원이다. 당기순이익도 555억원에 그쳐 23.9%의 감소율을 보였다.
유료방송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입자당매출(ARPU) 하락과 순증가입자가 줄어든 탓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연간 순증 가입자는 2012년 53만명과 2013년 39만명에서 지난해에는 8만명으로 위축됐다. 지난해 4분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ARPU가 떨어질수록 수익성도 내려간다.
현대HCN은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배당 확대 등 실적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료방송업계의 실적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통신 시장 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따라 마케팅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상파 재전송료 등을 포함한 콘텐츠 비용도 늘어나 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