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상승률보다 성장률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 강세에 따른 파장이 글로벌 외환시장을 넘어 국내총생산(GDP)까지 강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변동한 데 따라 달러화로 집계되는 글로벌 GDP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폭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각) 소시에뗴 제네랄은 달러화 강세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달러화로 집계되는 글로벌 GDP가 5%가량 위축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금액으로 환산할 때 4조달러에 이르는 왜곡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가파른 달러화 상승에 따른 파장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경제 성장률을 달러화 상승 속도보다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지만 유가 폭락과 중앙은행의 부양책 등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소시에떼 제네랄의 주장이다.
유로화를 포함해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지극히 부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로 인한 왜곡 이외에 실질적인 타격도 간과할 수 없다고 소시에떼 제네랄은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원자재 가격과 수요다.
원자재 가격이 대부분 달러화로 표시되는 가운데 통화가치가 하락한 지역의 원유 및 주요 금속 상품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 이익 역시 달러화 강세로 인해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세전 이익 가운데 해외 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가 오를 경우 해외 매출액과 이익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실제로 듀폰과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 등 주요 다국적 기업이 강달러를 이유로 올해 이익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비금융 부문 달러화 표시 신용이 지난해 중반 8조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를 기준으로는 2조6000억달러에 그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수치다.
이에 대해 소시에떼 제네랄은 달러화 강세 움직임이 신용시장의 변동성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 탄력은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의 부양책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밀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 곡선을 그리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소시에떼 제네랄은 설명했다.
미칼라 마르쿠센 글로벌 경제 헤드는 “국제 유가 하락과 부양책이 맞물린 데 따라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반의 GDP 및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른바 달러 경제는 추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