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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글로벌리스크] ① 미국경제, 장밋빛 희망 속 '가시주의보'

기사입력 : 2015년01월15일 09:02

최종수정 : 2015년01월15일 09:04

금리인상시 달러쇼크 및 경기회복 불발 가능성

[편집자] 세계경제가 새해 초부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변동장세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 '가시'를 숨긴 채 나홀로 성장을 과시하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렉시트' 등 유로존 디플레이션 위기, '세계제조공장' 중국의 경기둔화, 지정학적 위기를 내포한 글로벌 석유전쟁과 환율전쟁 등 올 한해 국제금융시장이 주목할 글로벌리스크는 무수히 많다. 뉴스핌이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투자시 참고해야 할 핵심 리스크들을 추려봤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15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정상화다. 지난해 양적완화(QE)를 종료,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서 발을 뺀 데 이어 장기 제로금리를 정상화 수준으로 되돌리는 수순이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유로존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하강하는 가운데 성장률을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상승 사이클이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히 높다.

지난해 뉴욕증시가 밸류에이션 논란에도 50여 차례에 이르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기대가 응집된 2015년을 맞은 투자자들은 시선을 현실로 돌리고 있다. 실상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연초 뉴욕증시가 방향성을 상실한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는 것은 기대 이면의 잠재 리스크에 투자자들이 눈을 떴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금리 정상화, 달러 쇼크 부른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양적완화(QE)의 최종 종료 과정은 큰 탈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2013년 중반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금융시장은 새롭지 않은 재료에 담담한 움직임을 보였다.

연준의 금리인상 역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국채시장 트레이더들을 필두로 투자자들은 이미 올해 중반 긴축을 겨냥,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 AP/뉴시스]
그렇더라도 금리 정상화 과정은 QE 종료와 달리 예기치 못한 충격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경고다.

지구촌 곳곳에 디플레이션 적신호가 켜진 데 따라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 정책자들과 대다수의 투자가들은 올해 중반을 첫 긴축 시점으로 점치고 있다.

연준의 긴축 시기는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정책자들에게도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값싼 달러화 공급을 축으로 6년간에 걸쳐 시장 질서가 틀을 잡은 상황인 만큼 버팀목이 사라질 때의 충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문제는 달러화의 향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저울질하고 있는 데다 일본과 중국 역시 올해 부양책을 확대할 여지가 높은 상황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달러화의 상승 탄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는 우선 수출 기업의 실적을 강타해 주식시장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대선을 앞둔 가운데 달러화가 가파르게 뛸 경우 정치 사안으로 번질 수 있어 연준 정책자들이 고심하고 있다.

◆ 실물경기 ‘나홀로’ 건재할 수 있을까

미국 실물경기를 바라보는 투자가들의 가장 커다란 관심은 과연 미국경제가 ‘나홀로’ 성장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유로존 경제의 디플레이션 및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일본 역시 하강 기류를 타는 실정이다. 글로벌 주요국의 뒷받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국제 유가 급락과 금리인상의 충격을 동시에 흡수해야 하는 상황도 극복이 쉽지 않은 장애물이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미국 경제가 각각 4.6%와 5.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라 올해 실물경기의 상승 기류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전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기업 수익성 향상에 커다란 버팀목이었던 사상 최저 금리에 더 이상 기댈 수 없는 데다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 관련 섹터의 투자 축소 움직임도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2만개에 이르는 중소 에너지 업체 뿐 아니라 코노코 필립스를 포함한 대기업도 올해 투자 계획을 이미 감축했다.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미국 석유 시추 업체들이 지난주에만 61개 굴착 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전체 투자액 가운데 에너지 섹터의 비중은 3분의 1에 이른다. 이들 업체의 투자 축소가 실물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분기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2.8%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이익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5%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수치다.

미국 쇼핑몰 [출처: 신화/뉴시스]
미국 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임금이 늘어나지 않는 현실도 민간 수요를 중심으로 경기 전망을 흐리게 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95만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이후 15년만의 최대 증가다.

문제는 일자리만큼 임금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에 비해 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수석 전략가는 “고용 회복이 실물경기 호조를 이끌기 위해서는 임금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 시즌인 12월 소매판매가 0.9% 감소해 지난해 1월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들면서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감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는 4%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뉴욕 연준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인 2.0%에 이르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률이 3.5%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해외 경제의 성장 둔화 역시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 경제 성장률이 1% 둔화될 때 미국 경제 성장에 0.1%포인트의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 이미 대선 모드, 정치 리스크 촉각

2016년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미 워싱턴 정치권을 중심으로 선거철 분위기를 내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한 데 따른 파장도 실물경제에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데 이견을 찾기 어렵다.

우선 오는 3월 부채한도 재조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진흙탕 싸움을 연출할 수 있고, 재정 문제와 관련된 갈등 역시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도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물경기 회복이 부진할 경우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정치권의 마찰이 거셀 전망이다.

앞서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정치권 마비로 인해 미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덫에 걸릴 위험을 지적하는 등 대선 변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문제다.

직접적인 경제 사안 이외에도 이른바 오바마 케어와 이민법 개정 등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미 물밑으로 진행중이다.

헬스케어와 제약 등 이에 따른 관련 업종이 특히 정치권의 움직임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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