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모범규준 2금융권 반발로 결국 '후퇴'
[뉴스핌=노희준 기자] 논란에 휩싸였던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결국 의견수렴 과정에서 후퇴하고 말았다. 주주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은행지주·은행 사외이사 임기도 현행 2년으로 그대로 뒀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수정, 보완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0일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전문가와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왔다.
우선 은행지주·은행 사외이사 임기를 현행 2년대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금융위는 1년으로 입법예고를 한 바 있지만, 사외이사 임기는 독립성(장기)과 책임성(단기)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현 시점에서는 독립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감안해 임기 규정은 손대지 않기로 했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장 논란이 됐던 임추위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는 은행지주, 은행의 제도 정착 등을 봐가며 중장기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CEO승계 프로그램 마련·운용은 입법예고안처럼 모든 금융회사에 적용된다.
이와 함께 내실있는 연차보고서 작성을 위한 금융회사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연차보고서 공시시기를 정기주주총회 30일전에서 20일전으로 변경했다. 여신전문금융업자(카드사 제외)에 대한 모범규준 적용 시기도 '여신전문금융업법'시행령 개정(2015년 하반기 예정)후로 미뤘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당초대로 시행하되, 새로 도입되는 제도의 수용성과 준비기간 등을 고려, 일부를 조정·보완했다"며 "각 금융회사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공시는 2015년 2~3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난 11월 중순부터 금융위, 금감원, 민간전문가, 금융권 협회 등으로 구성된 연차보고서 TF를 통해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초안을 마련 중이며, 내년 1월 중으로 협회가 연차보고서 양식을 제시할 계획이다. 외부 전문기관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대한 평가는 2015년 2분기에 이뤄진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